걸그룹 티아라 사태가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 사태는 퇴출당한 멤버 화영이 사과글을 게시하고 티아라는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중은 여전히 석연치 않은 화영 퇴출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티진요(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가 개설 3일 만에 3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모았고 팬클럽 사이트 폐쇄, 티아라를 기용한 광고의 모델 변경 등 후폭풍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번 사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언젠간 터질 일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케이팝 열풍으로 아이돌 그룹의 위상은 어느 때보다 높지만 그들을 양성하는 스타시스템은 여전히 후진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소속 연예인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교육 대신 대표 1인 독재와 주먹구구식 운영이 펼쳐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티아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속사는 이미 완성된 그룹에 새로운 멤버를 추가해 손쉽게 이득을 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은 존중되지 않았다. 티아라 원 멤버들은 계속되는 멤버 영입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방송에서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주장하는 불화설이나 특정 멤버 왕따설은 이런 형태로 등장했다.
불화설에 대처하는 소속사의 태도도 적절하지 못했다. 소속사는 지금까지 티아라를 향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준 팬들과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화영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티아라를 현재 위치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팬들을 저버린 처사다. 팬과 대중을 납득시킬 만한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쏟아지는 의혹을 일단 막고 보기에만 급급한 자세는 대중이 스타에게 등을 돌릴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소속사가 화영과 계약 해지 사유로 주장한 ‘안하무인 태도’가 만약 사실이라면 소속 연예인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소속사에도 책임이 있다. 계약할 때는 갑의 위치에서 권력을 휘두르면서 불리한 상황에서는 모든 책임을 화영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누가 봐도 합당하지 못하다.
소속사는 결국 티아라란 막강한 브랜드를 포기하지 못하고 문제 멤버 퇴출이란 강수로 사태가 저절로 사그라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잠잠해지더라도 지금과 같은 스타시스템 아래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소속사의 과욕이 부른 화”라고 규정하면서 “멤버 영입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다 결국 병폐만 드러낸 꼴이 됐다”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불평등한 관계로 맺어지는 계약 관행이 존재하는 한 이런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