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런던은 지금 올림픽의 열기로 뜨겁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약 120년 전, 1888년의 런던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뮤지컬 ‘잭더리퍼’는 1888년 영국 런던 화이트채플에 실존했던 연쇄 살인범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구 미해결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한 ‘잭더리퍼’는 2009년 초연 이후 2차례의 앙코르 공연을 거친 대표적인 흥행작이다.
지난 달 20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잭더리퍼’는 어느 때보다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유준상 안재욱 엄기준 김법래 민영기 등의 초연 배우와 신성우 이정열 성민(슈퍼주니어) 서지영 등 지난 공연을 통해 작품을 빛낸 배우들이 뭉쳤다. 여기에 송승현(FT아일랜드) 이희정 양꽃님 제이민 등 신예 멤버가 가세해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처절한 로맨스의 주인공 다니엘 역에는 원조 한류스타 안재욱과 17년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에서 브라운관의 스타로 우뚝 선 엄기준에 케이팝 열풍의 주인공 성민과 송승현이 가세했다.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원치 않는 살인에 동참하는 다니엘을 4인 4색 매력으로 소화하며 골라보는 재미를 준다.
광기 어린 살인마 잭 역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가창력으로 ‘잭의 환생’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신성우와 먼로 역으로 무대에 ‘잭더리퍼’ 무대에 섰던 김법래가 더블 캐스팅됐다. 신성우와 김법래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잭 역할을 소화한다. 가슴 속까지 울리는 김법래의 묵직한 저음은 무대를 더욱 깊은 심연으로 끌어들이는 느낌을 준다.
원래 체코의 소극장에서 공연되던 작품인 ‘잭더리퍼’는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유럽 뮤지컬 특유의 화려한 음악에 앤더슨의 노래 ‘회색 도시’를 비롯해 원작에는 없는 창작곡 3곡이 포함돼 완성도를 높였다. 제작사 엠뮤지컬 관계자는 “원작을 기반으로 90% 이상 재창작했다”라고 밝히며 새롭게 태어난 ‘잭더리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잭더리퍼’는 초연 이후 끊임없이 무대를 업그레이드 해 지난 공연을 본 관객이라도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에는 조명과 무대장치는 물론 영상까지 첨가해 보는 즐거움을 더욱 높였다. 특히 이중 턴테이블을 사용해 펼쳐지는 회전무대는 긴박한 극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치다. 큰 턴테이블은 11미터, 작은 턴테이블은 5미터 크기이며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이 직접 회전시키면서 정확하게 무대를 전환하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한국 관객을 만나는 ‘잭더리퍼’는 9월 16일부터 일본 도쿄 아오야마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일본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