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2일 오후 9시께 별세했다. 향년 60세다.
그는 2007년 뇌종양 판정을 받은 뒤 2009년 수술을 받고 경기 이천의 한 요양원에서 투병했다. 그러나 병세가 나아지지 최근에는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눈을 감았다.
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건 1995년 부산 시장에서 낙선한 직후다. 이후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에 반해 영원한 후원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게 “퇴임 후 먹고사는 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고 소신대로 정치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했다. 지금까지 이른바 친노세력에 후원한 금액을 모두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3년 6월 노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이기명씨 소유의 용인 땅을 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19억원에 매입했다. 노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였던 장수천 빚 30억원을 대신 갚아주기도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압박하던 시기에 그 역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2009년 4월에는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거액의 금액을 지원한 것을 두고 세간의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강 회장의 진심을 알았다. 그는 2008년 강 회장의 장녀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장남 결혼식 주례를 맡았다. 주례를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은 강 회장을 두고 “나와 하는 일은 다르지만 세상을 보는 생각이 같아 뜻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성취에 큰 보탬이 됐고 나 대신 고초도 겪은 특별한 인연”이라고 소개했다.
강 회장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4일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