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유도 기대주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석연치 않은 판정패를 당했다.
세계랭킹 8위 조준호는 2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체육관에서 벌어진 런던 올림픽 남자 유도 66kg 이하급 8강전에서 지난해 세계챔피언인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를 맞아 판정승을 거두는 듯 했으나 판정이 번복되며 패하고 말았다.
조준호는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에비누마를 맞아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2분20초를 남긴 상황에서 경기에 소극적으로 임한 에비누마에게 지도가 주어져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조준호도 1분20여 초를 남기고 지도를 받았다. 동등한 상황에서 다시 조준호는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지만 끝내 득점을 올리지 못한 두 선수는 3분 간의 연장에 돌입했다.
골든 포인트제의 연장에서 조준호는 에비누마에게 발뒤축 감아치기를 허용하며 포인트를 내주는 듯 했으나 주심의 판정이 번복되며 경기가 재개됐다.
연장전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양 선수는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보다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 조준호가 심판 전원일치로 판정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4강 진출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판정 번복이 일어나며 조준호는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정식 판정 번복 선언도 아닌 심판위원장의 멘트 형식으로 판정이 번복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자 장내가 술렁였다. 쓸쓸히 경기장을 떠나는 조준호에게 관중들은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전기영 해설위원은 "유도 경기를 숱하게 봐왔지만 이런 판정 번복은 처음 본다. 우리 측의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