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3년 전 그 사람

입력 2012-07-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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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 팅크웨어 UX부 팀장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팀에서 새로운 업무영역을 담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일을 수행할 인재를 뽑는 일이다. 업무의 특수성이 있어 그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찾기가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 때, 3년 전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입사지원자가 있었음이 문득 뇌리를 스쳤다. 당시 수행작업의 포트폴리오가 모집하고 있는 업무영역과 다소 거리가 있어 안타깝게도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던 지원자였다. 그래서 예전 파일을 검색해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니, 해당업무에 대한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데이터, 그에 따른 결과물들이 새삼 다시 보였다.

인사팀에 요청해 당시 입사지원서를 받아 부장님께 인원에 대한 검토요청을 드렸다. 부장님도 만족했는지 면접진행을 지시했다. 면접진행을 위해 지원자에게 전화를 했다. 3년의 세월이 지난 현재 그 지원자는 한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전 직장 퇴사 후 2년의 공백기간이 있었으나, 해당업무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2년의 공백기간 동안 혹시 실무감각이 무뎌져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일단 면접을 보기로 했다.

면접당일, 내가 했던 그 걱정은 기우였다. 그 지원자는 최근에 진행한 아르바이트의 결과물에 대해 디자인 컨셉과 접근방식, 작업의 프로세스를 자신 있게 설명했다. 결과물 또한 현재의 디자인 트랜드에 맞는 비주얼 퀄리티를 보장하면서, 정보우선요소, 사용자의 시인성 등을 고려한 다양한 결과물을 도출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무감각의 예리한 날이 서있는 상태였다.

영화의 한대사를 인용하자면 “살아있네~!”. 또한 디자이너로서의 철학과 자부심 그리고 입사시 담당업무에 대한 사명의식도 엿볼 수 있었다. 나를 비롯한 부장님, 그리고 다른 면접관들도 면접 후 회의에서 인성적 측면, 실무적 측면 만장일치로 합격을 결정했다. 2차 임원면접 또한 합격이었다.

지금 이 지원자는 우리 팀원이 되어 같이 일하고 있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겪고 나니, 사람 일이라는 것은 정말 한치 앞을 예상 못할 정도로 다이나믹한 재미가 있음을 새삼 느낀다. 3년동안 잊고 있었던 이 포트폴리오가 채용의 기회로 돌아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또 설사 면접에서 이 지원자가 자기 일에 대해 꿈을 놓은 상태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채용이 확정될 수 있었을까?

기회는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예리하게 날이 선 상태로 항상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을 단련하고 있어야 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구직자들에게 희망의 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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