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국 온 유소연 “LPGA 신인왕 이미 예약했어요”

입력 2012-07-20 13:39 수정 2012-07-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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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대회서 준우승 포함 'TOP10'만 7번, "우승 아쉽지만 언젠간 정상 설 수 있어"

▲한화골프단 소속 유소연 KLPGA 선수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지고 예뻐졌어요?”

그녀를 만나자 마자 기자가 제일 먼저 물었던 말이다. 통통하고 앳된 풋풋한 20대 초반의 모습에서 성숙미가 물씬 풍겨지는 유소연(22ㆍ한화)을 마주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루키를 지내고 있는 유소연이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했다. 살이 많이 빠졌다. 갸름해진 그녀의 얼굴에서 미국생활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유소연은 “미국이 워낙 더워서 머리카락까지 다 타들어간다. 한국 들어오자마자 들른 곳이 미용실”이라며 “국내에 올 때마다 밀렸던 일을 몰아서 하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미국에 있을 때 어찌나 매운 음식들이 생각이 나던지, 그 중에서도 매운 곱창, 떡볶이가 그리웠다. 엄마가 항상 같이 계셔서 정말 생각날 때 해주시기도 했지만 한국에서의 ‘그 맛’이 나질 않더라. 여기 있는 동안 원 없이 먹고 가야겠다”고 덧붙였다.

(고이란 기자)
LPGA 투어가 5부능선을 넘고 있는 가운데 유소연에게는 처음 경험한 미국무대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녀에겐 미국무대는 ‘놀이터’다. 지금까지 그가 겪은 LPGA는 재미있으며 배움이 있는 공간이다.

그는 “사실 한국에서 투어생활을 할 때에는 티샷을 잘치던 못치던 크게 문제 될 게 없었다. 한국 필드는 티샷을 잘못치면 대부분 OB(아웃 오브 바운즈)가 나는데, 그렇게 되면 다시 치면 되지만 미국 필드의 특성상 OB는 거의 나지 않고 트러블 샷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그런게 가장 큰 차이점 인 것 같다.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걸 느낀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신인왕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그였기에 주변에서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고 한다.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시간이 거듭될수록 골프가 즐겁다고 털어놨다.

현재까지 출전한 13개의 대회에서 ‘톱10’에 무려 7번이나 이름을 올렸고 준우승도 두 번이나 해봤다. 즐겁게 골프를 치고 있다는 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바꿔서 말하면 아직까지 우승이 없다. 메이저 대회도 재패한 그에게 올시즌 우승이 없어 아쉽지 않냐는 말을 던졌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아쉽다. 특히 연장전까지 가서 우승을 놓쳤을 때 그 맘이 더 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루키인데 너무 빨리 우승을 차지하면 자만하지 않을까 하는 싶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마음을 갖는데는 LPGA 투어 선수들과 사적으로 만든 기독교 모임의 도움이 컸다. 유소연을 비롯해 제니퍼 송, 스테이시 루이스, 브리타니 린시컴(이상 미국), 캐서린 헐(호주) 등의 선수들과 기독교 모임을 만들어 골프를 치면서 힘들었던 점 등에 대해 털어놓고 서로에게 기도해주는 시간을 갖는다.

유소연은 “골프를 하면서 심적으로 힘들때가 많은데,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선수들과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속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가시간에는 이웃 사촌인 김비오(22·넥슨)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김비오와 유소은 중학교 2학년때부터 친분 쌓아올 정도로 두터운 관계다. 둘은 시간을 쪼개 쇼핑을 하거나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유소연은 “(김)비오가 살짝 여성스러운면이 있고 제가 좀 털털한 편이라 서로 잘 맞는다. 얼마전 한국에서 2승하고 돌와서 크게 한 턱 쏘라고 했는데, 미국에서 버는 수입은 제가 더 많다며 너스레를 떨더라.”

“다른 여자선수들은 아무래도 경쟁자 같은 의식이 없지 않은데, 비오와는 그런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골프 기술적인 조언도 굉장히 잘 하는 편이다. 너무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유소연은 26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에비앙마스터즈에 출전하기 위해 일요일 한국을 떠난다. 현재 그의 신인왕 포인트는 692점으로 2위 렉시 톰슨과 230점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LPGA 신인왕에게 주는 ‘루이스 서그스 트로피’가 그의 품에 안길 날이 다가오고 있다.

(KLPG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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