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와 서울대 노년ㆍ은퇴설계지원센터가 은퇴하지 않은 6589명의 가구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인의 평균 경제수명은 75.5세로 집계됐다. 경제수명이란 은퇴준비자산으로 희망 은퇴소비금액을 사용했을 때 준비자산이 모두 소진되는 기간을 말한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희망 은퇴소비금액은 월 245만원이었지만 이들이 기대수명까지 준비한 월평균 은퇴 후 소득은 월 155만원 수준으로 희망 지출규모에 비해 46.8%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성’ 중요한 50대, 월지급식 상품이 최적
때문에 은퇴를 앞둔 50대부터는 재테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전의 돈을 모아서 불리는 것이 아닌 돈을 관리하면서 지켜낼 수 있는 재테크가 필요한 것이다.
30ㆍ40대와 달리 은퇴가 임박한 50대에는 투자금액에 손실이 생긴다면 원금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은퇴 후를 대비해 안정적인 수익원도 확보해야한다. 50대에는 수익보다는 현금흐름을 최대화하는 것이 재테크의 목표가 돼야하는 것.
이에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 후 노후를 지내는 50대들 사이에서 월지급식 상품이 관심을 받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은 목돈을 투자한 뒤 매월 일정한 금액을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형태의 투자 상품이다. 은퇴 후 일정한 생활비가 필요 하거나, 고정자산은 많지만 현금유입이 적어 고민하는 50대의 고민을 덜어주는데 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즉시연금이 월지급식 상품의 대표격이지만 만기까지 10년 이상을 유지해야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시중에는 즉시연금 외에 다양한 월지급식 상품이 나와 있다. 최근에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인기를 끌면서 월지급식 ELS가 은퇴대비용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 ELS는 보통 3개월 또는 6개월 마다 기초자산의 수준을 평가해 조기상환 여부를 판단하거나 만기에 한 번 평가해서 기초자산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안겨준다.
이에 비해 월지급식 ELS는 매달 평가하고 월별로 나눠서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월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하고 과세기간이 분산된다는 점에서 은퇴를 준비하는 혹은 은퇴한 50대에 적합하다. 월지급 ELS는 은퇴 대비용 금융상품 중에서도 기대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해외국채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 증권의 ‘월지급식 글로벌채권(브라질)’은 브라질국채에 투자함으로써 매월 연 7.8% 수준의 수익을 지급한다. 현재 국내 투자자가 브라질국채에 직접 투자할 경우 양국 간 조세협약과 브라질 조세법안에 따라 이자소득 비과세가 적용된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가 원화 대비 절상 시 발생하는 환차익 또한 비과세 대상이다. 단, 환헷지(환율변동위험 회피)를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헤알화가 절하되는 경우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신한금융투자의 ‘Dr.S 골든트리’는 펀드, 채권, 랩 등 5가지 솔루션으로 구성돼 있어 다양한 상품 및 주기로 지급 받을 수 있도록 선택 폭을 넓힌 맞춤형 상품이다. 매월 일정부분 안정적인 수입을 기해할 수 있으며, 투자 대상도 고객 성향에 맞게 5가지 솔루션 중에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KDB대우증권의 ‘골든에이지’는 넉넉한 월 지급과 만기자산증식이라는 두 개의 핵심적인 내용을 콘셉트로 잡고 매월 투자원금의 0.5%에 상당하는 월 지급금과 만기 10년 뒤 투자원금의 134% 회수를 목표로 운용되는 상품이다. 특정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수익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한다. 작년 하반기 폭락장 속에서도 인상적인 방어를 통해 안정적 운용의 강점을 보여줬다.
하나대투증권의 ‘하나UBS 실버 오토시스템 월분배식 주식혼합형 펀드’는 연금 개념을 펀드에 도입한 상품으로 투자자는 펀드가입 후 매월 투자금액의 0.5%를 분배금으로 지급받고 상품해지 시 잔여 원금과 이익(손실)금을 상환 받는다. 펀드내 주식투자 전략은 시장 상승시 매도, 하락 시에는 점진적인 매수를 통해 시장 변동성에 따른 매매차익과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상승에 따른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부동산은 쳐다보지 말아야
50대는 부동산의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삼가고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야한다.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50대 중반 이후 가구주 가계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로 전반적인 부동산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면서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의 수익형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은 매각해 현금흐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또 2주택 이상을 보유했다면 자녀에게 증여를 통해 세금을 줄이고 자녀가 분가했다면 자존심을 버리고 아파트의 면적을 줄이는 걸 적극 고려해보는 게 좋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 Class 갤러리아 그랜드 마스터 PB는 “연령에 상관없이 이미 부유층 고객들은 2009~2010년 사이에 주거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부동산을 처분한 상태다. 수수료와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부동산에서 4%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수가 살아나는 시기에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