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는 신선함이 매력이다. 단순한 2도어 스타일이었다면 관심도 못 끌었을 차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능성’을 슬로건으로 내건 현대차의 아이디어가 담겼다. 그리고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과감한 디자인과 패키징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엔진출력은 문제였다. 조금은 아니 무척이나 모자란 성능은 최악의 단점이었다. 직분사 방식의 1.6 GDi 엔진은 아반떼와 맞물렸을 때 파괴력이 오히려 컸다. 같은 엔진을 얹고도 벨로스터가 버벅거렸던 이유는 무게 탓. 지붕 전체를 유리로 두르고, 좌우 도어 형태가 다르면서 차체 강성을 보강해야 했기 때문이다. 보강제는 차를 탄탄하게 만들지만 무게를 겁 없이 늘려버린다. 벨로스터가 아반떼보다 무거운 이유다.
현대차가 이 단점을 모를리 없다. 직분사 엔진의 효율성을 살려 소형 과급기(터보)를 추가했다. 최고출력은 140마력에서 204마력으로 치솟았다. 최악의 단점이 최대의 장점으로 돌변하는 순간이다.
DCT를 배제한 이유는 뚜렷하다. 순간적인 고출력을 여과 없이 구동계로 몰아주면 무리가 생긴다. 적당히 걸러내고 출력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 안 그러면 트랜스미션이나 등속 조인트 가운데 어디 하나가 부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시장을 겨냥했지만 주행감각은 유럽차에 가깝다. 기본 엔진을 장착한 벨로스터는 가속 초기의 묵직한 배기음이 이내 사라져버려 아쉬웠다. 반대로 터보 엔진은 중속 이후에서 두터운 배기음을 내뿜는다.
엔진은 1750rpm에서 최대토크를 뿜는다. 이 상태에서 회전수 4000rpm을 넘기면 오히려 육중한 토크에 힘이 빠진다. 굳이 엔진 회전수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면 변속할 이유가 없다. 드라이버가 적극적으로 변속에 뛰어들어 최적의 회전수에 맞춰 기어를 바꿔탈 때 터보 엔진의 진가를 맛볼 수 있다.
비슷한 콘셉트를 지닌 고성능 제네시스 쿠페는 일반 드라이버에게 버거웠다. 묵직함을 넘어 딱딱했다. 서스펜션과 핸들링은 서킷용에 가까웠다.
반면 벨로스터 터보는 누구나 쉽게 덤벼들 수 있는 고성능차다. 고작 배기량 1.6리터 소형차라고 얕봐선 안 된다. 웬만한 V6 세단은 가볍게 룸미러에 가둬버릴 수 있다.
벨로스터는 니치 모델이지만 시장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스포티한 ‘핫 해치’개념을 담았지만 동반석에 도어를 하나 더 추가해 뒷좌석 승하차를 돕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여기에 부족한 듯한 출력은 터보를 더하면서 간단히 해결했다.
벨로스터 터보는 판매 이상의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현대차를 다시 보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