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조영란 "벌써 데뷔 7년차 중견, 천천히 롱런하는 골퍼 될래요"

입력 2012-07-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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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제길 가는 '세리키즈' 조영란 선수

결혼 14년만에 어렵게 가진 소중한 딸 이었다. 남부럽지 않게 키우려고 시킨 게 골프였다.

늦둥이 무남독녀 외동딸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어릴 적부터 수영, 바둑, 무용 등 안 해 본 게 없었다. 골프도 그 중 하나였다. 골프가 조영란(24·쌍방울)의 인생에 전부가 될 줄 그 자신도 몰랐다.

골프채를 잡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단순히 취미 활동으로 시작했다. 또래들 보다 늦었기에 선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크지 않았다. 친구들이 국가대표를 꿈꾸며 빠른 속도로 전진할 때 느린 걸음으로 뒤따르던 학생이 조영란 이었다.

조영란은 “1999년 박세리 언니가 애국가에 나오는 걸 보고 처음엔 멋있다고 생각했다. 어린나이에 골프가 그냥 쉬워 보여 엄마한테 시켜달라고 졸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꾸준하게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조영란에게는 '시나브로'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그녀 자신도 천천히 롱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조영란이 삼성동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골프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은 곧 한계를 만났다. 경기에 어떻게 출전하는지도 공인구를 써야 하는지도 기초적인 지식조차 없었다. 처음 나갔던 대회에서 107타를 쳤다.

차분하고 잘 휘둘리지 않는 성격 때문일까. 골프하면서 힘든 고비가 찾아 올 때마다 그만 두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이겨내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또래 친구들과 실력차이가 많이 났다.

조영란은 “조금씩 조금씩 실력을 만들어갔다. 고 2가 되면 프로테스트를 볼 수 있는 나이가 되는데도 부족하다는 느낌에 응시하지 않고 1년을 더 기다렸다”며 “조급하게 갈 거 없다고 생각해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로 전향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2부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하며 1부투어에 진출해 한번도 상금순위 3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지난해 ADT캡스 대회 당시에는 주목받던 김하늘(24)과 7번째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묵묵한 행보가 빛을 발하던 순간이었다.

조영란에게 ‘시나브로’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린다. 크게 주목을 받지 않지만 만족할만한 성적으로 꾸준하게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조영란 자신도 천천히 ‘롱런’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조영란과 동행한 어머니와 시종 다정한 모녀지간의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많은 골프선수들의 부모님들이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들 모녀는 좀 달라보였다.

정규투어에서 선수들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캐디를 하거나 갤러리를 하고 있는 부모님에서 신경질을 부리고 화를 내는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영란은 경기장에서 한번도 어머니에게 신경질을 내본 일이 없다.

‘내 경기가 풀리 않는데 뒷바라지 해 주시는 어머니께 화를 내냐’며 오히려 되물었다. 조영란은 “어머니와 투닥거린적은 있어도 한번도 큰소리 내서 싸워 본 적이 없다”며 “무조건적으로 희생해 주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내가 할 일은 꿋꿋하게 골프를 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늦둥이라 어머니께서 연배가 좀 있으시지만 친구 같을 때도 많다. 여가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어머니와 쇼핑을 하고 나들이 다니는 게 더 재밌다”고 덧붙였다.

투어 데뷔도 어느덧 7년차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그에게는 여러 노하우가 생겼다고 한다.

그는 “우선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한 것 같다. 그런걸 구력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사실 생각이 많은면 안되는 운동이 골프라고들 하는데, 그 많은 생각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실력을 가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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