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이상하리만치 뜨거운 흥행돌풍에 그 관심이 자연스럽게 한국 지사장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백영재 대표에게로 모아지고 있다.
백영재 대표는 한정원 전 지사장의 퇴사 이후 수차례 수장이 교체됐던 블리자드코리아에 지난해 6월 취임했다. 서울대 인류학과 88학번인 그는 미국 예일대에서 문화인류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맥킨지 연구원을 거쳐 CJ그룹에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전략을 총괄했다.
내부 사정에 밝은 게임 관련 전문가가 아닌 외부 전문 경영인이 한국 지사장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회사 안팎에서 그가 회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기대반 우려반의 관심을 모았다.
블리자드는 특히 미국 본사의 입김이 쎈 것으로 유명해 늘 한국 지사장의 리더십 부재가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그가 지사장에 취임되자마자 스타크래프트2의 판매가를 6만9000원에서 4만원으로 조정하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가 단행됐고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2 관련 협회와 e스포츠 라이선스 분쟁을 해결하고 협상을 이끌어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대면’을 통한 직접 소통을 중요시 여기고 내부 직원들 결속에 적극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SNS를 통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그의 트위터 계정은 매일 디아블로3와 관련된 글들을 리트윗하는 것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디아블로3가 출시되기 불과 두달 전 스타크래프트2 실적 부진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블리자드 본사는 600명이라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그 즈음 한국 지사장 교체설도 불거졌지만 최근 그 소문은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여타 온라인게임은 플레이 할 때 매월 돈을 지불하는 정액제 요금체계로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디아블로3는 한 번 구매하면 평생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판매량이 많다해도 출시될 당시만 반짝 매출을 올리고 매출이 하강곡선을 그릴 수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 내 머니를 구매해 아이템을 거래하는 ‘현금경매장’이 수익모델이지만 이것마저도 국내엔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도입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구매자의 환불 요구에 ‘불가’ 입장을 고수한 블리자드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전격 조사에 착수한 것도 악재다.
또 6월 오픈베타 서비스에 돌입하며 최대 라이벌로 꼽히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 상용화 될 경우 콘텐츠 소모가 빠르고 운영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디아블로3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백 대표가 어떤 해법으로 난관을 돌파하고 흥행 신화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