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런 고정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소액으로도 투자 가능한 물건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고 행여 모자라는 돈은 금융기관의 경락잔금대출을 활용하면 된다는 조언한다.
◇내게 맞는 물건 고르기 = 제 아무리 명약이라해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나듯이 부동산 역시 내게 맞는 물건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에 집중돼 있고 10억원을 넘는 물건도 흔하다. 그렇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자금 여력이 되지 않으면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눈길을 돌리면 된다.
서울에 비해 지방이 임대 수요가 적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투자가치 마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은 기본적으로 낙찰가가 높기 때문에 6~7%의 수익 조차 내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지방은 잘 찾아보면 연 10% 수익률을 상회하는 물건들이 적지 않게 있다.
특히 경매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면 낙찰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매입 하더라도 투자금의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보통 아파트는 낙찰가율이 80%를 넘으면 시세 차익을 올리기 힘들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한 서울이나 수도권 보다는 지방으로 눈을 돌려 남들이 관심을 덜 갖는 물건을 찾는 게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중 하나다.
물론 저평가된‘나만의 지역’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경매 전문가들은 여러 지역을 노리기보다 한 곳을 정해 집중 공략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경매컨설팅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이라고 해서 임대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 아파트도 10~15% 정도의 임대수익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초보자라면 한 지역을 집중 공략하면서 노하우와 안목을 기르고 이를 경매에 꾸준히 적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며 “직접 입찰까지는 아니더라도 모의 입찰을 통해 실전에 뛰어들 시점을 저울질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부족 자금‘경락잔금대출’이용 = 매각허가 결정이 확정된 이후 낙찰자가 대금납부 기한까지 잔금을 납부해야 소유권을 취득하는데, 가지고 있는 자금이 부족할 경우 은행에서 경락잔금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일부 은행이나 보험사 또는 2금융권에서 경락잔금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 때 낙찰받은 부동산의 낙찰가액과 필요금액·금리·신용등급 등에 따라 금융권이 달라질 수 있으며 금리는 연 6% 내외, 대출금액 한도는 KB시세의 60% 또는 경매 낙찰가의 70% 선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해당 경매물건이 아파트·빌라 등 주택이고 일정 자격요건만 충족된다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나 국민주택기금이 운용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들 대출상품은 모두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경락잔금을 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u-보금자리론’ 기본형 금리는 현행 연 4.6%(10년)~4.85%(30년)로 낮은 편이며, 부부합산 연소득을 기준으로 2500만원 초과 4500만원 이하인 경우에 적용되는 ‘우대형Ⅱ’ 상품의 금리는 최저 연 4.2%(10년)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의 금리도 연 4.2%의 고정금리가 적용돼 무주택자의 주택 매입에 따른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출상품이다. 거치기간은 1·2·3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농협중앙회·기업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다.
대출은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상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대출을 무리하게 받다 보면 자신의 보유 부동산에 연쇄적으로 경매가 진행될 수 있다.
또한 대출금 및 이자의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추후 다른 경매건으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으로 부터 거절 당하거나 기존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이 진행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보다 안전한 부채 관리를 위해서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금액에 꼭 끼워 맞추기보다는 조금 넉넉하게 대출을 받는 것도 요령이 될 수 있다.
예컨대, A씨가 아파트 1채를 1억원에 낙찰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그의 대출상환 가능 금액이 7000만원이라면 대출 최고 한도액인 8000만원을 대출 받는다. 그리고 1000만원은 별도의 CMA 통장에서 관리하면서 8000만원에 대한 이자를 자동이체하는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매월 이자상환 부담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뿐더러 본인의 신용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용어설명
△경락잔금대출 = 경매는 일반적인 거래와는 달리 낙찰 때 10~20% 가량을 보증금으로 내고 낙찰 후 45일 이내에 잔금을 치른다. 이 때 자금이 부족하거나 사정이 생겨 잔금 조달이 힘든 낙찰자를 위해 시중은행 등은 일반 담보대출과 비슷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는데 이를 경락잔금대출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