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치권과 여론에 등 떠밀려 결국 광우병 조사단을 30일 파견했지만 이는 중요 일정 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떠나는 ‘졸속조사단’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우병 발생 농가 등에 대한 방문은 허락조차 받지 못했고 그 외 미국 현지 일정도 일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제대로 조사를 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이번 현지조사단에 포함된 한 관계자는 30일 오전까지도 본인이 포함된 조사단의 정확한 일정을 알지 못한채 “농식품부 대변인실이 알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일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외부에 공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졸속조사단’이란 비판과 함께 구성원의 친(親) 정부 성향도 논란이 되고 있다. 주이석 농림수산식품부 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을 단장으로 한 이번 조사단에는 농식품부 소속 공무원 4명,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수의관 1명이 포함됐다.
학계에서는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외부 인사로는 전성자 소비자단체 연합회 부회장과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이 조사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유 교수는 지난 26일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의 기자회견 당시 함께 배석한 인물이고 김옥경 회장은 농식품부 국장 출신으로 모두 미국산 쇠고기 반대와는 거리가 있다.
대표적인 광우병 전문가로 알려진 서울대 우희종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면서 뭘 할 것이 있다고 미국 가시나요? 단장이란 이는 2008년도 정권이 바뀌자 180도 말 바꾼 대표적 영혼 없는 공무원이고 구성원들도 별로 광우병 연구와는 거리가 있는 이들이자, 정부와 가까운 분들”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비판에 대해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전종민 과장은 “비판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분들이 가축방역협의회 구성원이기 때문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부 미비한 부분이 있지만 농장 등 개인소유 시설에 대한 부분만 확정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미국 현지조사단이 미농업부 Maryland 본부, 국립수의실험실(NVSL, BSE 검사), 지역 실험실, 농장, 사료공장, 랜더링시설, 도축장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