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상기후 여파로 농작물 재해보험의 지급액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는데다 보험 품목도 늘어나면서 농작물 재해보험 지급액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6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작물 재해보험 지급액은 1326억3000만원으로 전년 약 903억과 비교해 46.8%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작물 재해보험 지급액은 △2005년 238억7000만원에서 △2007년 614억6000만원 △2009년 662억5000만원 △2010년 903억3000만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른 손해율도 119.4%로 올라 지난 2003년 태풍 ‘매미’와 ‘루사’의 상륙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금 지급액이 큰 폭 늘어난 것은 연초 이상 한파와 6~7월 집중 호우, 8월 태풍 ‘무이파’, 11월 이상고온 등 기상 이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파 피해가 컸던 사과의 재해보험 지급액은 작년 495억7000만원으로 전년보다 76.5% 늘었고 벼는 132억3000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포도의 보험 지급액은 214억4000만원으로 전년의 10배로 급증했고 복숭아는 69억9000만원으로 4배 늘었다.
보험금을 받은 농가는 1만9466가구로 전년 1만3851가구보다 40.5% 늘었다. 종전 25개였던 보험 품목이 풋고추, 호박, 국화, 장미, 복분자 등의 추가로 30개로 늘어난 데다 보험금 지급 대상이 넓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지급 실적도 늘었다. 지난해 지급 실적은 81가구 27억3600만원으로 전년의 8가구 2억5200만원에 비해 각각 10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보험 품목과 보험금 지급대상 재해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손해율은 2010년 31.7%에서 작년 189.3%로 뛰었다. 농작물과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손해율이 각각 180%와 140%를 웃돌면 정부는 보험사에 일정액을 보전해준다.
가축 재해보험 지급액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작년 가축재해보험 지급 실적은 480억8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00만원 줄었다. 2009년에 비해서는 37억4000만원 감소했다. 법정전염병인 구제역이 창궐한 여파로 재해보험 대상인 질병으로 인한 가축 폐사는 줄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상기후가 일상화된데다 보험 품목도 늘어나 농작물 재해보험 지급액이 증가했다”며 “올해는 소 도난과 폭염에 따른 가축 피해 등도 보상되기 때문에 가축 재해보험 지급액도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