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총제·재벌세 등 포퓰리즘 정책, 시장훼손·투자위축 '부메랑'으로

입력 2012-03-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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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强해야 나라가 强하다]

“최근 삼성,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총수들의 표정은 불안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불안 요인은 애플이나 도요타가 아니다. 한국 내부에 있다.”

최근 일본의 닛케이신문에 게재된 ‘한국 기업을 위협하는 의외의 적(敵)’이라는 기사의 일부다. 최근 정치권에 불거지고 있는 자총액제한제도와 재벌세 등 기업규제법안이 쏟아지자 ‘경제의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는 한국의 정치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내용이다. 그들의 입장에선 한국의 정치권이 선거를 위해 사탕발림 정책 공약을 난발하는 행태가 한국 경제를 스스로 망치는 ‘자해행위’로 비쳐지고 있는 듯 하다.

◇마녀사냥 당하는 대기업…글로벌 경쟁력 잃는다= =최근 정치권이 내놓은 대기업 규제 정책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부활이다.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막는다’는 규제 수단으로서 상징성이 크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재벌세’는 대기업이 자회사에서 받은 주식 배당금을 소득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이중과세 논란을 낳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의 잇따른 대기업 때리기가 거꾸로 국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기업가정신을 훼손시키고, 기업활동을 위축시켜 투자와 일자리를 줄여 결과적으로 성장 동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에서다. 기업활동 위축에 따른 경기부진은 양극화를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 실장은 “대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돼 시장경제가 어려워진다는 기업패권론은 통계적으로 검증이 안돼 1980년대 이후 지배구조 이슈로 바뀌었다”면서 “그런데 이 마저도 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삼성이나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결과를 내놓자 비판을 증명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가치 하락 ‘기정사실’= “대기업도 중소기업 못지않게 글로벌 경쟁의 바다에서 험난한 파도와 싸우고 있다.”

최근 재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특정 대기업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 확산이 이미지 훼손에 따른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은 소위 ‘재벌’이라고 비판받는 대기업들이 주엔진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수출 주도형 성장모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특성상 이들 대기업의 브랜드 가치 추락은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직결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우리 대기업과 경쟁관계인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돕는 자국의 각종 정책 힘입어 신사업 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법인세와 상속세 인하, 고용유연성 확대 등 자국 정부의 절대적 뒷받침 아래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해외 주요국가들은 자국 내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로 법인세 인하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올해 25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은 법인세율을 기존 30%에서 25%로 낮췄다. 중국은 2008년 33%이던 법인세율을 25%로 인하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 22%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0%로 인하할 예정이었지만 ‘부자감세’ 논란일 일자 없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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