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생 동갑내기 두 장수브랜드 박카스와 우루사의 위력이 더욱 강해졌다. 국민 간장약·자양강장제의 명성을 넘어 제약업계 순위까지 좌지우지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특히 리베이트 단속, 약가인하 등으로 제약사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동아제약·대웅제약의 일반약 간판제품 역할을 톡톡히 하며 위기 속에서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
17일 증권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2위 순위가 뒤바뀌었다. 2년째 2위를 지키던 녹십자가 3위로 내려앉고 그 자리를 대웅제약이 한단계 올라선 것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7111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6722억원을 기록한 2010년보다 5.8% 성장해 2위자리를 꿰찼다. 지난 2001년 이후 10년만에 2등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우루사 광고 1탄은 모델 차두리가 부르는‘간 때문이야’ 노래와 이장춤 등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지난해 가장 높은 광고효과(62.22% MRP)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대웅제약은 최근 우루사 모델로 차범근·차두리·차세찌 3부자를 동반 캐스팅하기도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부 약국에서 우루사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했다”며 “우루사는 지난해 간장약 시장의 파이증대에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전국민에게 간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고 자체 평가했다. 일반의약품 간장약 시장이 2010년 3분기까지 5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분기 618억을 기록하면서 23.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약 대표품목의 힘을 실감한 것은 동아제약도 마찬가지였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9000억원을 달성하며 44년째 업계 1위자리를 지켜냈다. 이 역시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하는‘박카스’ 가 제대로 매출 효자 노릇을 해낸 덕분이었다.
박카스 매출은 지난해 1501억원을 기록, 2010년의 1283억원에 비해 17%나 증가했다. 박카스의 매출이 15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03년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4분기에는 3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23.4%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시리즈 광고의 호응에 힘입어 실적 회복에 나선 박카스가 매출이 날개를 단 것은 지난해 7월 약국외 판매 품목으로 전환되면서부터다. 동아제약은 약국에서는 ‘박카스D’를 그대로 팔고, 슈퍼용 ‘박카스F’는 새로 발매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약국과 슈퍼마켓·편의점의 동시 판매에 성공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올해에도 듀얼채널(Dual Channel), 듀얼제품(Dual Products)의 전략으로 매출 2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제약업계는 전문의약품 가격이 평균 14% 깎이는 일괄약가인하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 1, 2위 업체에 전문의약품 못지 않게 중요한 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두 일반약 간판스타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