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앞다퉈 책을 내놨다. 우회적인 정치자금 모금방법으로 출판기념회를 택하고 있어서다. 정치인이 출간한 책의 내용을 보면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다. 여권 정치인들은 ‘탈보수’를 내세워 보수 세력에 등 돌린 2040세대에 어필하려는 시도가 많았고, 야권 정치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앞세웠다.
◇ ‘위기’ 여권, 재집권 전략 강구 = 총선출마를 준비하는 한나라당 정치인들의 책에선 보수가치의 회복을 강조하거나 아예 탈보수를 내세우는 경향이 엿보인다.
당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은 “한국의 보수, 비탈에 서다”라는 책을 통해 보수의 생존전략을 모색했다. 나성린 의원은 ‘우파재집권 전략’을 내세운 “대한민국을 부탁해”를 펴냈다. 남경필 의원은 14년만의 첫 저서 “새로운 권력자들”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대들을 ‘신권력자’로 칭하며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을 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야권, 노무현 쫓기 = 야권 인사들의 책은 여전히 ‘노무현’이 핵심 키워드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을 통해 노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교했다. 김경수 전 비서관은 “봉하일기, 그곳에 가면 노무현이 있다”를 내놨다. 김현 민주통합당 부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 수행경험을 책으로 엮어냈다. ‘노무현의 대변인, 안희정의 동반자’를 자칭하는 김종민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자주 썼던 ‘사람사는 세상’에서 제목을 딴 “사람 세상, 2012”를 발간했다.
◇ ‘대담집’ 형식 인기 = ‘소통’이 최대화두로 떠오른 시점에서 정치인들이 석학들과 대담집을 내는 일도 빈번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 럼스펠드 미국 전 국방장관 등과의 대담을 엮어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와의 소통”을 펴냈다. 우제창 민주통합당 의원은 김종인 류근관 서울대 교수 등과의 대담집을 냈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도 국회의원으로선 처음 낸 책에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신율 명지대 교수 등과의 대담을 실었다.
한편 책 출간에 이은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도 단순 행사가 아닌 ‘북콘서트’나 ‘토크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