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띠동물 민속전문가인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의 말을 인용해 ‘임진년의 '임'(壬)자를 이렇게 해석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12지(支) 중 '壬'은 방향으로는 북쪽이며, 계절로는 겨울, 동양의 오행설에 따르면 물(水)이고, 색깔로는 검은색(玄 또는 黑)에 해당돼 임진년을 '흑룡의 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천 관장은 "이런 해석에 따른다면 60갑자 중 5번 오는 용띠 해 중 나머지 해인 갑진년(甲辰年)은 청룡(靑龍), 병진년(丙辰年)은 적룡(赤龍), 무진년(戊辰年)은 황룡, 경진년(庚辰年)은 백룡의 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임진년을 ‘흑룡의 해’로 부르기 시작해 다른해에 비해 행운이 융성한 것으로 보는 역사적 근거와 전통을 갖추고 있을까?
천 관장은 "이번과 같이 흑룡의 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과 같은 일은 아주 최근이라"고 말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근 30년째 한문고전 번역에 종사하는 박헌순 수석연구위원은 “자세히 조사해 봐야겠지만, 흑룡이라는 말 자체를 한문고전에서는 본 적이 없다”면서 “용이 시커멓다면 그게 흉하지 길하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동아시아 전통 천문우주론을 전공하는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또한 "용 중에서 흑룡이 있다는 말을 나는 최근에야 알게 됐다"면서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흑룡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천진기 관장은 "임진년을 '흑룡의 해'로 보아 국운 융성과 같은 기원을 담고자 하는 바람은 이해할 수 있지만, 누군가 얄팍한 상술로 만들어낸 말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