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컨버전스’가 대세

입력 2011-12-2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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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중개사, 빌딩 관리 업무도 담당 - 상가 분양대행업자, 소형주택 분양과 전원주택도 분양 - 경매전문가, 부동산 분양·임대차·세무 등 컨설팅 분야까지 진출

부동산 관련 업계의 업종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한 가지 전문분야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상품 또는 업무범위를 뛰어넘어 다방면에 걸쳐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불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들어 아파트 시장은 가라앉은 반면 수익형 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느는 등 상품간 희비가 엇갈리다 보니 기존 사업분야만 고집하기보다는 돈이 되는 사업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영곤(44·공인중개사)씨는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하루 1~2시간도 되지 않는다. 사무실은 직원에게 맡겨두는 대신 10여개 이상의 빌딩을 관리하는 데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임차인 유치는 물론 임대료 수수부터 시설유지관리까지 소유주를 대신해 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인중개사’하면 부동산의 매매·임대차 계약을 주업으로 삼고 있지만 김씨의 경우는 이런 업무는 뒷전이다.

김씨는 “계약중개 관련 업무는 소속 공인중개사한테 맡겨놓고 있어요. 요즘 같은 불황기에 계약중개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뛰어든 게 바로 빌딩관리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빌딩관리는) 계약중개에 비해 경기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이다”고 귀띔했다.

7년째 상가 분양대행을 해오던 오대현(42)씨는 최근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 분양, 강원·경기 일대 전원주택 분양까지 발을 넓혀가고 있다.

오씨는 “상가든 오피스텔이든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라는 점에서 고객층이 엇비슷해 사업분야를 넓히는데 큰 부담이 없었다”며 “예전 부동산 시장 활황기 때는 아파트면 아파트, 상가면 상가 어느 한 쪽만 충실해도 사업 영위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 가지만 고집하다보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이상 부동산 경매 컨설팅만을 취급해온 손영환(45)씨도 최근에는 부동산 분양·임대차·세무 등 컨설팅 분야까지 진출하기로 마음 먹었다.

손씨는 “경매시장이 대중화되면서 수입이 예전만 못하다”며 “부동산 지식 자체가 종합과학적 성격을 띄다보니 여러 분야의 강의를 뛴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업계의 컨버전스(융화) 현상을 두고 전문성의 결여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전문성보다는 수익성에 의존해 사업을 키워나가려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들을 믿고 의뢰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이 업체(또는 전문가)가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한 경력을 지녔는지, 과연 믿고 일을 맡겨도 될지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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