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디스플레이 업계

입력 2011-11-22 09:38 수정 2011-11-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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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시황 악화로 인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폭탄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삼성, LG 직원이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유출 사건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업 비오이(BOE) 하이디스에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 2명이 2009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이직한 뒤 기술을 유출한 정황이 있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비오이 하이디스에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 2명은 지난 2009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이직했다. 이들 중 1명은 3개월 만에 비오이 하이디스로 다시 돌아갔고 삼성에 남은 직원은 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기술을 되돌아간 동료에게 넘기기 시작했다. 핵심 기술을 직접 사진으로 찍어 넘기기도 했다.

이들이 넘기려던 기술은 유리판에 바른 유기물이 전기 자극을 받으면 직접 빛을 내 얇은 두께에 선명한 화질을 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경찰은 이들 2명에 대해 기술 유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사건에 관한 자세한 정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직원도 중국 측에 LCD 핵심 기술을 넘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의 유출인 지는 수사 진행 과정을 지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비오이 그룹은 지난 2003년 하이닉스반도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에서 분사한 ‘하이디스’를 인수합병(M&A)해 ‘비오이하이디스’를 설립, 국내 LCD 핵심기술을 빼내간 전력이 있다.

핵심 디스플레이 기술의 중국 유출이라는 사태를 맞게 된 디스플레이 업계는 올 한해 좋지 않은 일이 계속됐다.

먼저 시황 악화에 시름했다. 유럽과 미국의 금융위기 등이 겹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는 줄고, 가격도 최저치를 계속 갈아 치웠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대형 LCD 패널 시장 규모가 192억 달러로 지난 2분기보다 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4분기도 LCD 업계가 불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LCD 패널의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고 가격이 반등할 신호가 보이지 않기 때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LCD TV용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 줄어든 2억900만대로 예상했다.

불황이 계속되며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영업손실 492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적자다.

삼성전자도 3분기 실적발표 결과, LCD사업부만 유일하게 적자(900억원)를 냈다. 선진시장의 경기침체로 수요가 예상 보다 부진했고, 전반적인 판가 하락도 지속적으로 이어진 까닭이다.

여기에 지난 10월 공정위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한국과 대만의 10개 LCD 제조·판매사업자들이 LCD 패널가격과 공급량을 담합(카르텔)했다며 194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전자는 가장 먼저 담합 사실을 실토(리니언시)해 과징금 전액을 면제 받았지만, 2순위 감면 대상인 LG디스플레이는 과징금 651억원 중 50%를 면제받아 326억원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거듭되는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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