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계 3분기 실적 부진, 정부와 가격 씨름 탓

입력 2011-11-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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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의 원유값 인상 이후 즉각적으로 우유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유업계의 3분기 실적이 예상대로 매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우윳값 인상이 더 늦어졌을 경우 연간 실적에도 매우 안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빙그레가 최근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매일유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나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36억원을 기록해 42% 떨어졌다.

커피믹스 판매호조와 분유부문의 상대적 성장에 따라 상반기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던 남양유업의 처지도 비슷해졌다. 남양유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100억9700만원으로 38.3%나 떨어졌고 순이익 역시 86억7700만원으로 69.1% 급감했다. 다만 커피믹스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액만 3143억3100만원으로 15.2%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의 변동이 크지 않은 유업계의 이같은 실적 감소세는 정부 눈치 때문에 우유값을 제때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8월 원유값 인상에 따른 가격인상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 것이 참혹한 실적의 이유”라며 “4분기에는 그나마 나아질 것”이라고 위안했다.

바나나우유가 대표품목인 빙그레의 3분기 영업이익도 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고 했다. 빙그레의 실적 악화에는 7,8월 계속되는 비로 예년보다 온도가 낮은 여름 날씨 탓에 주력제품인 빙과류 매출이 부진한 이유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우유업체들은 지난 8월 협상이 완료된 원유가격 인상(19.8%)분을 우유값에 반영하지 못해 가격 인상 적까지 큰폭의 적자가 쌓였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하루 평균 우유 손실액이 3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위와 3위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각각 1억3000만원과 1억1000만원 선에 달해 이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전체 우유 업계의 손실은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유가공협회는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우윳값을 올린 이후에도 우유업체들의 실적은 금새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우윳값은 인상됐지만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과의 출고가 줄다리기로 인해 할인행사가 이어지는 등 판촉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값 인상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적어도 연말부터나 돼야 가능하지 않겠냐”며 “결국 올해 좋은 실적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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