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움은 안됩니다. 자격증때문에 듣는거죠.”-A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하는 헤지펀드 운용전문인력 교육이 ‘알맹이’ 빠진 커리큘럼이란 혹평을 받으며 펀드매니저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12월 초 ‘한국형 헤지펀드 1호’ 본격 개막에 맞춰 금투협이 제도, 윤리, 세제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긴 했지만 정작 매니저들에게 꼭 필요한 운용스킬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사람을 키우기 위한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3차까지의 교육에서 총 25명의 강사진 가운데 해외에서 섭외된 매니저는 단 3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2명은 금융당국 관계자와 교수, 업계 관계자들로 채워졌다.
교육시간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60시간의 이수과정 가운데 투자전략에 대한 교육은 23시간밖엔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조세, 법규, 성과평가, 인프라 등을 배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교육은 원론수준에만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1차 교육때는 수강생었던 사람이 2차 교육때는 강사가 돼 나타나겠다”란 씁쓸한 농담까지 주고받는다고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 도약을 위해 금투협이 야심차게 마련한 ‘한국형 헤지펀드' 교육과정이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간 때우기로 변질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해외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경우 운용 노하우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려하기 때문에 유수의 강사진을 확보할 수 없었다는 금투협 측의 항변도 공감은 간다. 헤지펀드가 정해진 공식대로 운용되어지는 것이 아님을 감안하면 운용 노하우 역시 교육이 아닌 경험을 통해 자체적으로 익혀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문제는 교육과정에 대한 ‘피드백’이 전무하다는데 있다. 수강생들이 이번 교육과정에서 어떤 것에 만족했고, 어떤 교육을 필요로 하는지 세심히 살펴보고 발전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최소 5억원의 자금을 맡긴 투자자들이 단순히 구하기 어렵고, 가르치기 힘들단 그들의 항변에 언제까지 고개를 끄덕여줄 수 있을까?
‘한국형 페지펀드 1호’탄생을 불과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 전문가 양성을 위한 좀 더 구체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