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북] 어댑트 "시행착오를 두려워말라"

입력 2011-11-1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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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하포트 지음/강유리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1만5000원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 팀 하포드의 신작 ‘어댑트’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핵심은 ‘적응’하라는 것. 즉 계획하기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하향식보다는 상향식으로 일을 처리하며, 탈집중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스리마일 섬과 딥워터 호라이즌의 재난, 조직에 반기를 든 이라크전의 미군 대령, 두 명의 항공기 설계자, 시계공 등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금융위기부터 기후 변화까지 크고 작은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탐색한다. 이 책은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조직과 많은 실험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험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개인의 용기가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팀 하포드는 이를 위해 진화의 프로세스를 도입한다. 바로 변이와 선택을 반복하는 ‘시행착오’가 그것이다. 변이와 선택의 반복이라는 진화 알고리즘은 문제가 계속 변화하는 세상에서 온갖 이형을 시도해보고, 실패작은 도태시키고 효과가 있는 이형을 좀더 시도해보는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한다. 시행착오는 복잡한 세상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막강한 프로세스인 것이다.

팀 하포드의 독창적인 통찰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금융위기에 관한 해결책을 제시한 데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진보하기 위해서는 실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 관대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 실패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AIG 사태는 세계 경제를 충격과 공포 속으로 빠트렸다. 철저한 안전 시스템으로 보장되어 있는 금융 시스템이 왜 그렇게 맥없이 붕괴된 것일까?

이 책에서 팀 하포드는 예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찰스 페로의 말을 빌려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의 위험성을 언급한다. 강결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너무 빠르게 확산되어 실패에 적응하거나 뭔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가 불가능하게 만든다. 금융 시스템 역시 철저한 안전 시스템으로 이중 삼중 둘러싸여 강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 하나에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것이다.

강결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원자력발전소나 시추시설처럼 복잡한 산업시설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된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나 딥워터 호라이즌의 폭발 사고 역시 작은 실수가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을 만나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으로 팀 하포드는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 쿠션을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코코 본드’를 보유하는 방법, 위기에 봉착한 은행을 ‘가교 은행’과 ‘잔류 은행’으로 강제 분리하는 방법 등을 제안한다.

적응의 가장 큰 장애물은 우리가 시행착오, 즉 실패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그것이 실패임을 거부하는 것이다.

팀 하포드는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가 ‘실패하기 위해서’라고 단언한다. 신규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망가지는 건 사람들 개개인이 아니라 추상적 존재인 ‘법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안심하면서 마음껏 실험하고 혁신하고 적응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조직(기업)과 많은 실험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험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개인의 용기가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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