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국·중국·일본 3개국 중 원하는 나라의 대학에서 학점을 인정받고 공동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중국 교육부, 일본 문부과학성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시행하는 ‘캠퍼스아시아(CAMPUS Asia)’ 사업단을 최종 선정해 내년부터 학생교류와 프로그램 개발을 본격 지원할 게획이라고 30일 밝혔다. 구체적인 학생 선발 일정이나 선발 방법 등은 앞으로 교과부와 대교협의 협의를 거쳐 정해질 예정이다.
지난 해 5월 제주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때 대학 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하면서 추진된 캠퍼스아시아 사업은 유럽연합(EU)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ERASMUS)’를 본떠 만들었다. 에라스무스는 EU가 역내 국가간의 문화적 유대를 높이기 위해 실시한 대학 교류 프로그램으로 1987년 본격 시행 이후 2008년에는 31개국 220여개 대학에서 20만명이 참여할 만큼 확대됐다.
참가 인원은 1개 프로그램에 10명씩 나라별로 10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각국이 100명을 선발해 3개국에서 총 300명의 학생이 참여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고려대, 동서대, 부산대, 성균관대, 서울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KDI국제정책대학원이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유수의 명문대가 참가한다. 중국에서는 푸단대, 광동외어외무대, 상하이교통대, 베이징대 등이 참가하며 일본에서는 고베대, 리쓰메이칸대, 규슈대, 도쿄대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사업이 시행되면 참가학생들은 한중일 3개국에서 돌아가며 강의를 들고 해외 인턴십 등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서울대 국제대학원-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BESETO 국제학 및 공공정책학 복수 석사학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의 경우 각 대학에서 1년씩 배운 뒤 졸업과 동시에 3개의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동서대 외국어 계열-광둥외어외무대 동방언어문화학원-리쓰메이칸대 문학부 컨소시엄의 ‘동아시아 차세대 인문학 리더 양성’ 프로젝트는 3국 대학에서 1학기씩 수업을 듣고 졸업 전 3개월 해외 인턴십을 할 기회를 준다.
교과부와 대교협은 내년부터 2015년까지 시범사업단에 포함된 한국 대학에 컨소시엄당 연간 학생교류비용 1억2400만원, 프로그램 개발비용 1억원 가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학생이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80만원 이내의 왕복항공료, 매달 80만~90만원씩 1년치 체재비를 지원받게 되며 학비는 기존처럼 국내 대학에 내면 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캠퍼스아시아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달성해 다른 아시아 국가도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후 우리나라가 아시아 고등교육의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