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조망 랜드마크 아파트의 몸값이 불황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한강조망 단지에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최초 분양가를 추월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이투데이가 KB국민은행와 부동산1번지 등 시세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주요 한강 조망 아파트 매매가격이 강세를 유지했으며, 전셋값이 분양가를 추월하는 등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부분의 한강 비조망 아파트 전셋값이 분양가를 밑도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 3.3당㎡ 매매 최고가(5826만원)를 자랑하는 삼성동 아이파크. 지난 2004년 5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의 당시 분양가는 7억6000만~11억6000만원대.
대략 7년이 지난 최근 시세(2011년 9월)가 무려 26억2500만~55억원에 달했다. 최초 분양가 대비로 보면 최소 227.9%(195㎡·27억5000만원)에서 최대 374.2%(241㎡·55억원)까지 높은 수준이다.
전셋값도 천정부지로 올라 최초 분양가를 넘어섰다. 실제로 이 단지의 전세 시세는 10억~22억원 수준. 이는 최초 분양가에 비해 최소 25.2%(195㎡·2억9000만원)에서 최대 89.7%(241㎡·10억4000만원) 비싼 수준이다.
나기숙 부동산1번지 팀장은 “살기좋은 곳의 가격이 오르는 게 전세의 특징이다”라며 “삼성동 아이파크는 대표 랜드마크 단지로 이미지가 좋은 데다, 한강 조망이라는 호재가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에서 3.3㎡당 매매가(3757만원)가 가장 비싼 용산구 이촌동 ‘한강자이’도 조망권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북향으로 봐야하는 강남보다 대부분 남향이 가능한 강북 아파트라 조망권 수혜를 더 많이 받았다는 것.
2003년 4월 입주 당시 2억3000만~11억6000만원(분양가)이던 가격이 현재 8억1000만원에서 32억원까지 뛰었다. 이런 매매가는 분양가 대비 최소 116.2%(215㎡·19억8500만원)에서 최대 291.2%(92㎡·9억2000만원)까지 뛴 것이다. 분양가 대비 전셋값 추월현상도 비슷했다. 이같은 현상은 중소평형에서 두드러졌다. 실제로 92㎡의 경우 분양가 대비 전셋값이 99.9%(4억7000만원)까지 치솟은 사례도 있었다. 대평 평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셋값이 분양가만큼 오른 상황이다.
중랑천 상류에 위치하면서 한강조망까지 가능한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 푸르지오’의 가격도 강세다. 분양가가 2억2540만~5억6580만원이었던 이 단지는 현재 시세가 3억9500만원에서 11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분양 3년만에 가격이 최소 75%에서 최대 103.3%까지 올랐다.
중소형 평형에서는 전세가격이 분양가를 앞섰다. 분양가 대비 최소 8.7%(76㎡·2억4500만원)에서 최대 30.9%(73㎡·2억9500만원)까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반면, 한강조망권이 확보되지 않은 단지는 전셋값이 분양가를 밑돌았다. 지난 2006년 9월 입주를 시작한 역삼동 아아파크의 경우 매매가격은 분양가보다 50% 정도 상승했다. 그러나 전셋값은 분양가보다 17.2%(146㎡·7억5200만원)에서 30.2%(179㎡·7억6000만원) 정도 하회했다.
지난 2005년 9월에 입주한 강남구 역삼동 ‘SK허브젠’도 조망권과 거리가 멀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4억1070만원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3억9500만원에서 4억3000만원대로서 분양가를 밑도는 곳도 있다. 전셋값도 분양가 대비 23.3%에서 30.6% 정도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