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의 또다른 승부수…'移通'

입력 2011-09-20 11:06 수정 2011-09-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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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동통신 중기 컨소시엄 참여키로…"최고 2300억 출자 2대주주 되고싶다"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남북관계 경색과 해운업 시황 등으로 기존 사업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사업을 통한 그룹 재도약에 나선다.

20일 현대그룹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중소기업중앙회 주도로 준비 중인 제4 이동통신 IST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은 이 컨소시엄에 2000억~2300억원을 출자, 2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제4 이동통신 컨소시엄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검토 수준이라 구체적인 투자액 등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양승택 IST 컨소시엄 대표와 만나 컨소시엄 구성과 운영 등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사항이 정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중기중앙회와 함께 이동통신 시장에 참여할 경우 SK·KT·LG 등 국내 10대 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4 이동통신이 저렴한 통신요금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만큼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현대그룹이 중소기업들과 함께 시장에 뛰어들 경우 본격적인 요금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회장은 또 그룹 주력사업인 해운사업을 통해서 해운시황 호황기를 대비하고, 그룹 경영권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해운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했다. 현재는 해운시황이 안좋지만, 이번에 발주한 컨테이너선을 인도받는 2014년부터 해운시황이 회복되면 톡톡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면서 기존 거래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아닌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컨테이너선 수주를 계기로 현대상선 지분 2%를 인수키로 했으며, 향후 추가매입 가능성도 열어놨다. 현 회장은 선박발주처의 다각화와 우호지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현 회장이 그동안 경영권 갈등과 현대건설 인수 실패, 남북관계 악화 등 대내외 악재에 시달렸다”면서 “제4이동통신 사업에 성공할 경우 해운시황 회복과 대북사업 재개 등 호재가 기대되는 상황이라 그룹의 재도약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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