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1원 한 푼 아끼면서 자산을 불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테다. 경기가 불안정할 때일수록 더 그럴 것이다. 장기과제가 된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미국 신용등급 하향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가세했다. 가계는 물론 기업까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자산을 지키기 위한 강남과 강북부자들의 궁금증은 날로 늘어나고만 있다.
◇강남부자 “부동산 분위기 어떤가요?”…옥석 가리기 나서=강남부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거론되기 전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각했던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진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 두 채 이상의 아파트나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은 수익률과 세금을 따져 건물을 팔고 현금화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이미경 우리은행 압구정현대지점 부지점장은 “부동산에서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가 또는 향후에 어디에 돈을 투자를 해야하는지 질문이 많다”며 “부동산을 분석한 후 수익가치가 떨어진다거나 향후에 오르기가 힘들다면 고객과 조율을 해서 일부는 현금화하는게 좋다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청담센터 PB팀장도 “부동산 측면에서는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내가 살집은 보유해야 하니깐 실거주 개념으로 구성할 것임을 상담한다”며 “좋은 지역, 좋은 평형, 좋은 브랜드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1주택은 보유하고 나머지는 수익형으로 돌리는 것으로 상담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강남부자들은 경기불황을 오히려 투자기회로 삼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학습효과 덕분에 현재 금융시장이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데 따른 것이다.
안원걸 신한은행 강남PB센터 팀장은 “고객들이 금융위기 때와 다른 점을 질문해오고 있다”며 “채권형 상품 환매를 통해 현금을 확보한 후 주식이 일정수준 포인트가 움직일 때마다 분할 매입을 하는 공격형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저렴할 때 사고 비쌀때 파는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역투자 전략으로 주식비중이 높아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강북부자 “가지고 있는게 낫겠죠?"=강북 부자들은 금융상품과 현금 보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의 경우 부동산 투자를 시도하고 있지만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황지섭 하나은행 경복궁역 골드클럽 PB센터장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주식처분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황 센터장은 “플러스에 정리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해 대부분의 고객들이 손실이 마이너스 10%만 넘어가도 환매를 잘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의 경우 관심권으로 벗어나 투자보다 부동산 처리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북부자들은 부동산에서 떠난 관심을 금융상품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 금융상품 세금에 대한 질문도 부쩍 늘어났다.
김혜인 우리은행 을지로지점 차장은 “정기예금 금리가 낮은 상황에 일반 펀드보다 ELS와 ELD 등 원금추구형 상품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의 강북자산가들은 부동산 수익쪽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약간 교외지역이어도 임대료 수익을 문의하는 고객도 있다”며 “기대 수익은 10%내외인데 실제 수익은 6~7%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