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용 탁자가 아닌, 바 형식의 테이블 위에 1인용 가스렌지와 의자가 구비돼 있다. 이곳은 다름 아닌 1인만 즐길 수 있는 샤브샤브 가게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한 윤호민(34)씨는 “커피나 간단한 간식은 혼자 먹어도 부담이 없었지만 고기같은 음식은 일행이 없으면 혼자 먹기가 왠지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이렇게 1인 전용 샤브샤브집이 생겨서 무척 편하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대학가 라면전문점. 이곳은 아예 1인 손님을 위한 칸막이 자리가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마치 독서실을 떠오르게 하는 칸막이 자리는 혼자 온 손님의 부담감을 덜기 위해 설계됐다. 이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혼자 오는 손님이다. 식당 주인은“이 지역 대학생 및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다”며“나홀로족들의 발길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우리 사회가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이른바‘나홀로족’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별 방으로 이뤄진‘룸 카페’도‘나홀로족’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룸 카페는 1인당 1~2만원의 이용료를 내고 TV나 영화를 관람하거나 인터넷 게임 등을 할 수 있다. 또 무한 제공되는 각종 커피와 음료 그리고 빵과 과자까지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대형마트 역시 1인 고객 유치에 팔을 걷어 부쳤다. 나홀로족을 위한 소용량, 소규모 제품과 간편 조리식품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1인용 샐러드부터 1~2개 소포장한 야채와 채소, 토막내 나눠 파는 생선 등 맞춤 식품들이 등장해‘나홀로족’이 부담 없이 이용하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최근 국내 1~2인 가족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대형 마트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이에 새로운 상품을 구상할 때 이들을 고려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홀로족이 크게 늘자 여럿이 가야 한다고 인식됐던 해외여행도 변하고 있다. 여행전문업체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최근 2년간 1인 여행객 비중은 33%로 나타났다. 이는 10명 중 3명이 나홀로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얘기다.
류병직 인터파크투어 해외여행팀장은 “1인 여행객을 위한 여행상품과 맞춤 숙박상품의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다”며 “지난달 선보인 다국적 배낭여행 ´컨티키 상품´을 비롯해 테마별 자유여행 상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판도도 확 바뀌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증가로 소형·임대주택 중심의 월세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한 집을 쪼개서 임대할 수 있는 한지붕 두가족 형태의 아파트가 등장한 것. 84㎡인 아파트의 방 하나를 막으면 화장실, 세탁실과 주방까지 갖춘 완벽한 원룸이 만들어져 1인 가구에 임대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도시형 생황주택 오피스텔 등 최근 침체기인 부동산 시장에서 유일하게 소규모 주택시장만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