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체 BBQ가 미국에서 한식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한식세계화 사업단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의 8%가 한식하면 BBQ를 떠올린 것. 윤홍근 제네시스BBQ 회장은“미국에서 KFC나 파파이스와 같은 기존 치킨 브랜드와는 전혀 다른 맛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치킨이 한식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한국인의 기술로 만든 음식 브랜드가 외국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그것이 바로 한식 세계화”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 진출해 있는 BBQ 매장은 LA와 뉴욕 맨해튼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47여 곳. 모두 재미교포가 아닌 현지 미국인이 주 고객이다. 이를 위해 BBQ 미국 매장은 캐주얼 레스토랑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치킨 역시 미국인들의 입맛에 따라 매운 맛이 강한 편이다.
지난해 윤 회장은 미국 출장 횟수가 전년보다 훨씬 늘었다. 현재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BBQ 매장의 성공을 돕기 위해서다. 심지어 롯데마트의‘통큰치킨’사태로 BBQ가 논란이 됐을 때도 윤 회장은 미국행 비행기를 선택했다. 당시 BBQ 관계자는“윤 회장이 1년에 50번이나 해외 매장을 둘러보시기에 일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윤 회장이 해외 사업에 각뜻한 애정을 쏟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윤 회장의 이러한 한류실험은 미국을 넘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등 세계 전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세계 56개국에 걸쳐 3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2003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첫 해외사업을 시작한 후 6년여 만에 이루어낸 괄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KFC, 맥도날드 등이 정복하지 못한 몽골에서의 성공은 BBQ의 자랑거리다. 몽골 대통령도 매장에 들려 치킨을 먹고 갈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 BBQ는 몽골에서 서울 강남보다 더 비싼 임대료를 감수하고 매장 5개를 열었다. 그 결과, 6월 어린이날에 맞춰 연 매장의 일 매출이 무려 5000만원. BBQ 관계자는 “울란바토르 인구 대부분이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몽골에서 성공을 위해 BBQ 해외영업팀 직원은 닭 밀수까지 했다. 날씨 때문에 몽골에는 닭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직원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기차에서 내린 닭을 직접 핸드캐리에 끌고 밀수를 했지만 지금은 닭공급망을 확보해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윤 회장은 2020년 세계 5만개 매장을 확보해 맥도날드를 제치겠다고 공언해왔다.‘로열티를 받으면서 한국의 입맛을 세계에 알린다’는 그의 꿈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