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거대 지진과 쓰나미, 원자력 발전 사고로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전세계 다양한 산업과 기업들이 그 동안 얼마나 일본 열도에 의존해 왔는지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일본의 대지진이 전세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여파가 기업의 판매활동에 타격을 준 후 소비심리까지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글싣는 순서>
①반도체업계, 원자재난ㆍ고객 수요 부족에 허덕
②전기ㆍ전자업계, 최악은 피했지만 제한송전이 걸림돌
③자동차업계, 일본 메이커는 수세ㆍ라이벌은 공세
④철강업계, 가격ㆍ공급 변동성 영향없다
⑤기계업계, 침체된 일본 경기에 전화위복
⑥식품업계, 잇단 日제품 수입금지로 골머리
⑦소매업계, 日소비 침체로 울상
일본의 식품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출길이 막히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본이 자랑하는 수출품 중 하나인 해산물에 대해 리스크는 거의 없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 수입 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식품의 수출은 비교적 적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2009년 식품 수출액은 32억7000만 달러였고 이 가운데 45%에 상당하는 14억7000만달러가 해산물과 해산물 가공품이다.
하지만 많은 나라가 일본의 식품에 대해 수입금지조치를 취하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방사선 오염이 나타난 지역에서 유제품과 일부 야채와 과일 수입을 금지하고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을 포함한 모든 식품과 사료를 검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방사성 물질이 해수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나 어업에 미치는 리스크는 매우 작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싱가포르는 방사성 물질 오염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한 4현에서 유제품, 야채와 과일, 해산물, 육류 수입을 중단했다. 호주에서도 이들 지역에서의 식품 수입을 중단키로 했고, 한국과 태국은 일본에서 들여오는 식품에 대한 검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수입 식품 가운데 일본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못 미친다. 지난해 미국의 해산물 수입액수는 147억3000만달러였고 이 가운데 일본의 해산물은 2억4630만 달러였다.
사실 미국에서 인기있는 일본 식품은 일본 밖에서 생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닛신식품과 도요수산의 즉석라면, 기코망 간장이다.
고가의 와규(일본소)로 유명한 고베는 방사성 물질이 방출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640km 이상 떨어져 있어 방사선 오염 지역에선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