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거대 지진과 쓰나미, 원자력 발전 사고로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전세계 다양한 산업과 기업들이 그 동안 얼마나 일본 열도에 의존해 왔는지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일본의 대지진이 전세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여파가 기업의 판매활동에 타격을 준 후 소비심리까지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글싣는 순서>
①반도체업계, 원자재난ㆍ고객 수요 부족에 허덕
②전기ㆍ전자업계, 최악은 피했지만 제한송전이 걸림돌
③자동차업계, 일본 메이커는 수세ㆍ라이벌은 공세
④철강업계, 가격ㆍ공급 변동성 영향없다
⑤기계업계, 침체된 일본 경기에 전화위복
⑥식품업계, 잇단 日제품 수입금지로 골머리
⑦소매업계, 日소비 침체로 울상
먼저 WSJ은 동일본 대지진 발발로 세계 컴퓨터 반도체 메이커는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지역에 있는 업체가 공장 가동을 재개해 평상시 상황을 회복해도 원자재 부족 문제에다 고객사인 컴퓨터 메이커도 일부 공장이 조업중단에 몰리고 있어 충분한 수요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WSJ는 앞날이 가장 불투명한 것으로 실리콘 웨이퍼 공급을 꼽았다. 실리콘 웨이퍼란 반도체 제조의 기반이 되는 접시같은 디스크를 가리킨다.
미 시장조사업체인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웨이퍼 공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5%를 공급하고 있는 공장 2곳이 대지진 발발 이후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대부분의 반도체 메이커는 향후 수주간 사용할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일본의 웨이퍼 공장의 조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와 온반도체는 지진 발생 지역에 각각 8개와 6개의 공장을 운영했지만 대지진 이후 모두 가동을 멈췄다.
도시바와 파트너인 샌디스크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인기 스마트 기기에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칩을 만드는 공장은 피해를 면했지만 도시바의 다른 반도체 공장과 LCD 패널 공장은 피해를 입었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일본 대지진의 영향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분석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작년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일본 미호공장이 출하를 재개하려면 9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