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현지 건설근로자 속속 탈출

입력 2011-02-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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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현지 교민과 건설회사 근로자의 탈출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 2대가 트리폴리를 향해 출발했으며, 건설사 직원들의 육로를 통한 탈출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카이로를 떠나 리비아 트리폴리로 출발할 예정이던 이집트 항공기 B-777 1대가 당초 계획보다 3시간40분 지연된 25일 오전 1시4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8시40분) 카이로를 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항공기는 예정대로라면 3시간 뒤인 오전 4시40분께 트리폴리 공항에서 교민 260명을 태우고 이집트로 돌아온다.

도태호 국토부 중동대책반장은 "트리폴리 공항에 각 국의 교민들을 실어나르려는 전세기가 몰리며 당초 계획보다 이륙이 지연됐다"며 "공항 상황에 따라 이착륙 일정이 변동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앞서 리비아 교민 수송을 위해 투입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25일 오전 0시5분 당초 예정대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25일 오전 4시20분(현지시간) 로마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리비아로부터 트리폴리 공항의 착륙 허가를 받아 26일 새벽 1시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할 계획지지만 공항 혼잡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예정대로 운항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우리 정부의 육ㆍ해ㆍ공을 통한 교민 수송대책이 진행되면서 건설사들의 '탈(脫) 리비아'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까지는 공사 현장이 트리폴리에서 멀리 떨어진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집트와 튀니지를 향한 육로 이동이 가장 많다.

원건설의 데르나 현장 근로자들은 전 날 39명이 카이로로 이동한데 이어 잔류 근로자 14명도 차량 3대를 통해 이집트 국경을 통과했다.

또 벵가지 소재 대우자판 근로자 3명도 차량을 통해 이집트로 이동하고 있다.

벵가지 인근 굽바에서 주택 공사를 하는 현대엠코도 이날 한국인 직원 89명 중 40여명과 외국인 근로자 900명 전원과 함께 이날 중 버스와 트럭 등을 타고 이집트 카이로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당장 안전을 위협받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 공사를 중단하고 일부 직원만 남겨 현지 주민들과 자체 경비대를 조직, 공사 현장과 장비를 관리하기로 했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현재 벵가지 연락사무소 직원 3명은 터키 여객선에 탑승했다"며 "트리폴리 지사의 직원 11명은 카이로 항공과 대한항공 등 전세기편을 이용해 이동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남부 젠탄에서 대규모 주택사업을 벌이는 이수건설 소속 한국인 근로자 35명 중 13명도 전날 밤 차량에 나눠타고 튀니지 국경을 넘었다.

이수건설은 현장 관리를 위한 필수 인력 7명만 남기고 나머지 15명과 제3국 출신 근로자 400여명을 이날 중으로 튀니지로 옮겨 출국시킬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젠탄은 사태 초기에 바로 반군이 점령해 지금은 오히려 치안이 안정된 상태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근로자 안전을 위해 최소 인원만 남기고 출국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리비아 남부 나루트 인근에서 대학 건물을 짓는 코스모 D&I의 한국인 근로자들도 조만간 차량으로 튀니지로 이동할 방침이며, 전날 대규모 교전이 벌어진 자위야에서 공사 중인 한일건설도 필수 인원만 남기고 우리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경로를 알아보고 있다.

한미파슨스 근로자 24명은 벵가지항에서 출발하는 터키 여객선을 타고 터키로 이동중인 것으로 확인됐고, 벵가지에서 송전선로 공사를 하던 현대건설 직원들도 배편을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대형 발전소 공사현장의 경우 아직까지 경비가 잘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철수계획만 수립해놓고 당장 실행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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