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이 묵었던 롯데호텔의 보안 문제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 특사급 VIP가 묵었던 특급호텔인데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진출을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이는 나라의 특사단인데도 불구하고 보안조치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니 대통령 특사단은 재계 총수로는 처음으로 지난 16일 신 회장을 만나 향후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롯데그룹 내에서는 향후 인도네시아 사업확장에 변수가 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 국가의 VIP급 인사가 묵는 호텔의 보안조치는 최고 수준으로 강화되는게 일반적인 관례다.
서울 강북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국빈급 VIP 인사가 호텔에 투숙하면 초청한 해당 기관에서 보안을 맡긴 하지만 호텔도 해당 대사관 등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일정과 이동 경로, 시간 등을 확인해 보안요원을 지정하고 CCTV 등으로 해당 층을 감시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특급 호텔들은 VIP 투숙 기간에는 로비는 물론 투숙층의 경비를 강화해, VIP가 묵고있는 투숙층에 올라가는 사람들의 경우 일일이 이름을 확인하고 CCTV로 24시간 감시해 보안요원과 연락을 강화하는 게 기본적인 보안 활동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롯데호텔의 경우에는 보안팀을 따로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CTV 감시 과정에서 투숙객의 방문 복도를 서성거리는 것 정도의 이상징후를 발견하고 문까지 열고 들어간 것을 놓쳤다는 것도 특급호텔에서도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호텔 관계자는 “투숙층에 일반인들이 왔다갔다 할 수 있지만 특급호텔에서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을 감시하지 못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국정원과 호텔의 협조 없이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할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외 정계나 경제계 VIP 행사를 수도 없이 치뤘던 롯데호텔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또 대통령 특사단급 VIP들이 스위트룸이 아닌 롯데호텔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디럭스룸을 이용한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국내외 정계나 경제계 VIP에 대한 행사에 급또한 대통령 특사단은 일반적으로 최소한 스위트룸급 이상을 배정하는 것이 당연하고, 대통령을 대신하는 만큼 의전에 대한 부분이나 경호 등 보안조치를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롯데호텔측은 이번 호텔 보안과 관련해 경찰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호텔 관계자는 “VIP들은 대부분 개인 경호팀을 동반해서 투숙해 호텔은 이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기본적으로 보안을 담당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조사가 끝나봐야 자세한 입장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