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지 2년이 되는 16일 다양한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16일 오후 2시에는 용인 천주교 공원 묘역 내 성직자 묘역에서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와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선종 2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된다.
이어서 오후 6시에는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추모미사가 봉헌된다. 미사에는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대사 대주교를 비롯해 전국 천주교 교구장 주교 등 천주교 성직자들이 대규모로 참석한다.
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 민주당 이강래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일반 신자 등 1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김 추기경을 추억할 수 있는 2분짜리 추모영상도 상영된다.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김 추기경이 초대 이사장을 지낸 장기기증 운동단체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김수환 추기경 추모식과 ‘희망의 씨앗심기’ 선포식을 열고 장기기증 캠페인을 벌인다.
김 추기경의 일대기를 다룬 추모 연극 ‘바보 추기경’은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와 가톨릭문화기획 IMD 주최로 지난달 24일부터 홍대 앞 가톨릭청년회관에서 공연되고 있다.
초반부터 관객의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연극은 5월30일까지 계속되며 6-7월에는 지방공연, 8월께는 미국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김 추기경의 생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사진전은 대전교구 주최로 15일 대전 서구 평송 청소년문화센터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김 추기경의 모습을 담은 사진 120여점이 소개되고, 생전 육성과 일생을 담은 DVD도 상영되고 있다.
김 추기경의 일생을 다룬 전기 다큐멘터리 ‘바보야’는 부활절 주간인 4월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고 김 추기경의 뜻을 이은 모금재단 ‘바보의 나눔’이 전했다.
9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바보야’에는 순교자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사제가 된 후 평생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살다간 김 추기경의 일생과 신앙이 소개된다. 영화 수익금 일부는 바보의 나눔에 전달된다.
한국 가톨릭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사회의 어른 역할을 해온 김수환 추기경은 2009년 16일 오후 6시12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향년 87세로 선종했다.
김 추기경은 1978년 성체대회 때 약속한대로 장기기증을 위해 선종 당일 오후 7시20분께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아 두 사람에게 안구를 기증했다.
1922년 5월 대구에서 출생한 김 추기경은 1951년 사제품을 받았고 1966년 초대 마산교구장을 거쳐 1968년 대주교로 승품한 뒤 서울대교구장에 올랐다.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인 최초 추기경으로 서임된 김 추기경은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아시아 천주교 주교회의 구성 준비위원장 등을 지낸 뒤 1998년 정년(75세)을 넘기면서 서울대교구장에서 은퇴했다.
김 추기경은 1971년 성탄 자정 미사에서 장기집권으로 향해가는 박정희 정권의 공포정치를 비판하는 강론을 한 것을 시작으로 유신독재와 싸웠고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때 권력에 맞서 싸우는 마지막 보루로 명동성당을 지켜내는 등 이 땅의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김 추기경이 선종한 후 국민적 추모열기가 일어 며칠간 명동성당 주변에 조문행렬이 이어졌고 고인의 뜻을 받들어 장기기증 열풍이 불었으며, 각종 문화행사와 관련 서적 등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