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단기차입이 지난해에만 140억 달러 가량 상환됐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이 만기 1년 미만으로 외국에서 끌어 쓰는 단기차입은 지난해 138억4000만달러 순상환됐다. 2009년에는 32억달러 순차입, 즉 차입액이 상환액보다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차입이 대규모로 상환된 것이다.
지난해 상환 규모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261억1천만달러)과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150억달러), 1998년(140억6천만달러)에 이어 4번째로 컸다.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에 빠진 비정상적 상황을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다.
위기 때 부도위험과 신용등급 강등으로 단기차입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과 달리 지난해는 정부의 규제 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단기차입이 일방적으로 줄어드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정부의 자본 유출입 규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월별 추이를 보면 주로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나 은행에 대한 거시건전성 부과금(은행세) 도입이 발표된 시기를 전후해 단기차입이 순상환됐다. 여기에다 5월과 11월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사태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져 상환액이 다른 달보다 더 많았다.
한편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차입은 예금취급기관에서 지난해 34억3000만달러 순차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