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영 애로사항 중 하나가 해외 판로 개척이다. 특히 해외 거점 확보를 위한 교두보 마련을 비롯해 투자규모, 대상국가 등 위험부담을 가지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성공 사례가 더욱 절실하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외 진출해 성공한 기업들이 있어 글로벌 시장 개척을 앞두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난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 기업 대표들은 각자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노하우를 발표했다. 미래나노텍, 메타바이오메드, 캐프가 그 주인공들이다.
◇ 미래나노텍 김철영 대표 “일본, 3년 두드리니 열려”
미래나노텍 김철영 대표는 “국수주의와 거래관행 등 장벽이 상당히 높은 일본 기업을 설득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조사가 뒷받침된 전략을 내세워 지속적으로 노력했다”며 시장 개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글로벌 대기업과 거래하기 위해 김 대표는 몇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애썼다. 우선 국내에서 인정받는 상품을 생산해 내는 것. 삼성과 LG 등을 통해 국내에서 인정받은 상품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철칙 때문이다.
또 국내 중소기업과 거래하지 않는 해외 대기업들과 직접 거래하기 위해 해외 파트너 선정에도 집중했다. 각 지역의 무역공사에 도움을 받거나 먼저 진입한 업체의 조언을 구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이렇게 하기를 3년. 제품이 좋아도 거래하기 힘든 일본의 대기업들 중 샤프와 거래하게 됐고 이는 일본 내에서도 큰 이슈가 됐다.
김 대표는 “우리가 3년 만에 샤프와 거래를 하게 돼 일본 언론에서는 샤프마저 외국 부품을 쓴다고 난리를 쳤다”며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 할 수 있다는 신념,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메타바이오메드 오석송 대표 “문화적 차이 극복이 우선”
메타바이오메드가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었던 문제 중 하나는 문화적 차이였다. 오석송 대표는 “걱정거리였던 비용문제는 정부 지원사업(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지만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현지화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인간적 유대관계가 쌓여야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했다.
오 대표는 “한 곳의 거래선을 뚫기 위해 독주를 100병까지 마시면서 친해진 경우도 있다”고 회상했다.
90여개국 200여곳의 거래처를 가지고 있는 메타바이오메드의 가장 큰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현지 법인 설립한 지 3년이 되는 해로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대표는 “지난해 매출은 229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는 의료시장의 성장으로 3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캐프 고병헌 대표 “해외 전시회 닥치는 대로 참석”
고병헌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고 대표는 “그 당시 해외에서 열리는 부품전시회는 모두 참석했다”며 “당시 한복, 태극기 등을 우리나라 대표 제품으로 한국을 알리는 동시에 제품도 같이 팔았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매년 25%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출의 85%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수출 국만 40여개국에 달하며 120여개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세계 3~4위 와이퍼 전문 업체로 성장한 캐프는 미국에서 15% 이상의 애프터마켓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또 2005년에는 보쉬와 발레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플랫 와이퍼를 개발해 미국 월마트와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캐프는 올해는 215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