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금전대여’ 위험 수위

모회사 위험 전가 가능성...자기자본 100%이상 대여 기업도

일부 코스닥상장사들의 금전대여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칫 계열사가 대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모회사 리스크로 전가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관계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금전대여등의 방법을 통해 합법적으로 회사자금을 빼가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분석 결과 올해 7월 이후 지난 12월 7일까지 계열사 또는 기타 관계회사에 금전 대여를 했다고 공시한 코스닥상장사는 총 23개사다.

동양시멘트, 코아로직, 조광아이엘아이, 신원종합개발등 4개사를 제외한 19개사가 자기자본의 10%(누적 10% 이상도 포함) 이상의 금액을 대여해 준 상태다.

자기자본 대비 가장 많은 금액을 대여해 준 엠비성산은 지난 8월 16일 계열회사인 모보에 자기자본 대비 121.34%에 달하는 121억7540만원을 빌려줬다. 엠비성산측이 밝힌 금전대여 목적은 ‘상반기 회계감사시 매출채권 계정 재분류’다.

엘앤씨피는 계열사 카이윈홀딩스에 자기자본 대비 44.12%에 달하는 100억원을 금전대여했다. 엘앤씨피의 금전대여 총잔액은 264억9713만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16.91%에 달한다.

스타플렉스는 HK제2공장 자산 양수도를 위한 인수자금으로 계열사인 에스아이엘에게 총 3차례에 걸쳐 자기자본 대비 85.91%에 달하는 318억1000만원의 자금을 대여한 상태다.

큐로홀딩스의 경우는 미국 텍사스주 CALIENTE소재 유가스전 지분인수를 목적으로 2차례에 걸쳐 계열사 큐로컴에너지LLC에게 자기자본 대비 71.95%에 달하는 206억537만원을 빌려줬다.

이밖에 금전대여 총잔액이 자기자본 대비 30% 이상인 코스닥 상장사는 케이에스리소스(57.56%), 성도이엔지(51.85%), 티브로드한빛방송(46.17%), ISPLUS(45.16%), 우전앤한단(38.32%), I지아이블루(34.99%), 제이콤(30.88%)등이다.

증시 관계자는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계열사를 도와주는 행위는 자칫하면 모회사의 경영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계열사가 대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모회사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금전대여에 대한 관련 규정이 너무 허술하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금전대여 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자율공시다.

코스닥상장사는 그나마 조금 구체적이다. 대여 금전 규모가 자기자본의 10% 이상일 경우 의무 공시사항에 해당한다. 또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자기자본의 5% 이상일 때 의무사항이다. 하지만 이 밖의 경우에는 ‘자진공시’에 해당해 상장업체가 원할 경우 공시를 하면 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공시팀 관계자는 “규정상 공시 여부만 관여할 수 있다”며 “거래소가 기업들의 금전 대여에 대해 간섭하거나 제도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