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할부금융)회사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대외에 공시할 때에는 20%대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대출받는 캐피탈 이용고객의 절반 이상은 30~40%대의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여신금융협회가 홈페이지에 공시한‘신용대출상품 적용금리대별 분포현황’에 따르면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12개 캐피탈사중 7곳은 이용자의 50% 이상이 30% 이상의 금리를 적용 받고 있었다. 나머지 5곳도 25~45%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업계 2위인 롯데캐피탈은 이용자의 65.4%가 30~40%의 금리를 적용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캐피탈은 이용자의 66.8%가 30% 이상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으며 그중 15.4%는 40~44%의 높은 이자를 내고 있었다. 골든브릿지캐피탈과 아이비케이캐피탈은 각각 76.1%, 59.8%의 이용자가 30~40%의 금리를 적용 받았다. 우리파이낸셜은 30% 이상 금리 적용 대상이 53.8%,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64.2%로 나타났다.
한국아이비금융의 경우 이용자 모두를 30%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40~44%의 최고금리 수준에 해당하는 이용자가 95.4%로 대부분이었다.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은 42.6%의 이용자가 30~40%의 금리를, 아주캐피탈은 44.9%의 이용자가 30% 이상의 금리를 내는 등 대부분의 캐피탈사들이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농협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30% 이상 금리 이용자가 각각 36.7%, 31.4%로 그나마 적은 편이었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은 25.6%로 가장 적었다.
이처럼 캐피탈사들의 실질적인 신용대출 금리는 여전히 낮아지지 않고 일부는 대부업체와 별 차이가 없는 금리를 물리고 있다.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이 캐피탈사의 고금리를 질타한 이후 업계에서 최고 금리를 인하하고 취급수수료를 폐지하면서 업계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2%에서 28.5%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명목상의 숫자일 뿐 실제로는 더 높은 이자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캐피탈업계는 향후 금리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인하된 금리는 기존 대출이 아닌 신규 대출부터 적용돼 아직은 금리가 높게 나타난다”며 “금리 인하와 취급수수료 폐지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차차 실질 금리도 20% 후반 정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