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제품보다 중고가 더 대접받는 시대가 됐다. 이른바 신동급이라고 해서 새제품과 거의 차이가 없는 중고는 새제품보다 더 대우를 받고 있다. 새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싸면서도 품질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신동급 중고제품의 등장은 중고제품이 더 이상 가격만 싼 것이 아닌 품질도 괜찮다는 인식을 가져오게 됐다. 소비자들이 중고제품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됐다는 이야기다.
중고제품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오픈마켓, 카페에는 중고제품이 새제품의 하루 판매량을 능가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사진 동호회 사이트 SLR클럽은 중고판매를 위한 글이 4일 현재 437만번을 넘길 정도다.
명품과 중고라는 말이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아보이지만 명품시장의 경우도 중고명품이 확산되고 있다. 4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고 명품 시장의 규모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AK 등 5대 시중 백화점의 올해 명품 예상 매출 2조3000억원의 40%를 웃돌고 전체 명품 시장 매출 5조원의 25%나 된다.
명품을 자주 구매한다는 이은희(31·가명)씨는 “이제는 명품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것”이라며 “백화점에서 버버리코트 200만원을 주고 1개를 사느니, 중고숍에서 지미추 신발, 에르메스 스카프, 톰포드 선글라스을 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중고제품은 인기다. 안미숙(37·광주)씨는 가구는 꼭 중고가구로 구매한다. 안 씨는 “가구는 쓰다보면 흠집이 나기 마련이다”고 밝혔다. 안 씨가 가구를 구매한 광주 중고가구 전문매장 행복창고는 운송 중 발생한 스크래치 제품이나 변심에 의한 반품 제품, 이월, 단종 상품만을 모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행복창고 홍대성 대표는 “스크래치 상품은 20~30%, 재고 이월상품은 50~70%까지 할인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고가구의 인기를 힙입어 옥션은 전시상품 등 살짝 흠집 난 가구를 시중가 대비 최대 69%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스크래치 가구전을 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