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회예수금은 사실상 무이자 차입금

입력 2010-10-21 11:30 수정 2010-10-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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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계열사 골프장 자금 불법 이면계약 백태

태광그룹 계열사 동림관광개발 골프장에 대한 계열사들의 부당 내부지원 의혹에 대한 꼬리가 잡혔다. 계열사들이 동림관광개발에 전달한 800여억원에 이르는 입회예수금이 사실상 무이자 차입금이라는 의혹을 풀어줄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정황이 계열사들의 재무제표상 자금 흐름 등을 통해 발견된 만큼 검찰 수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지원 조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광그룹 계열사 동림관광개발은 현재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일대에 골프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동림관광개발의 지분은 이호준 회장과 아들 등이 모두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다.

동림관광개발은 골프장 건설 실시계획인가 전인 지난 2008년 계열사로부터 회원권 입회예수금 명목으로 계열사 9곳으로부터 792억원을 받았다.

이채널 22억원, 티브로드폭스코리아 22억원, 티브로드한빛방송 44억원, 티브로드동남방송 22억원 티브로드홀딩스 44억원, 티브로드기남방송 66억원 등 방송업 계열사 6곳으로부터 198억원이다. 또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으로부터 각각 271억원과 88억원, 흥국생명 220억원 등도 입회예수금 명목으로 전달됐다.

문제는 792억원에 이르는 입회예수금이 어떤 성격의 돈이냐는 것이다. 동림관광개발은 이 자금을 명목상 유동부채 계정에 입회예수금으로 처리해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일부 계열사의 계약 조항에서 이자를 동반하는 차입금 형태의 자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이채널과 티브로드폭스코리아의 계약 내용이다. 이채널은 동림관광개발이 입회예수금으로 계상하고 있는 22억원을 투자금으로 잡고 있다. 투자 조건에는 연 5.22%의 조항이 포함돼 있다. 티브로드폭스코리아도 투자자산으로 잡고 연 5.22%의 이자를 동림관광개발로부터 받기로 계약이 돼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재무제표상 명시된 계약대로라면 동림관광개발은 매년 이채널과 티브로드폭스코리아에 2억3000만원에 이르는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채널과 티브로드폭스코리아의 내부거래 내역을 보면 이자 수익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동림관광개발의 감사보고서상 내부거래 자료에도 이채널과 티브로드폭스코리아에 대한 이자비용이 없다.

티브로드기남방송의 재무제표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견됐다.

티브로드기남방송은 지난 2008년 동림관광개발로부터 2억671만2000원의 수익을 올렸다. 당해연도말 동림관광개발에 대한 채권설정액은 68억671만2000원이다. 이듬해말 채권설정액은 66억원으로 낮아졌다. 정확히 수익금액인 2억671만2000원이 빠진 것이다. 이 금액은 티브로드기남방송의 2008년 동림관광개발에 건낸 입회예수금 66억원에 대한 이자인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티브로드기남방송은 이듬해 2009 사업연도에 동림관광개발로부터 어떤 수익 내용도 없다. 염연히 이자 조건이 붙은 채권 계약이 1년 뒤 무이자 채권으로 변경된 것이다.

특히 이는 동림관광개발이 입회예수금 792억원을 조달해 준 계열사 9곳에게 모두 같은 이자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정황이다. 이자금액만 4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동림관광개발의 재무제표에는 입회예수금을 받은 계열사 9곳에 대한 이자비용이 전혀 계상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계약을 체결하고도 돈을 지급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은 이면 계약을 통한 부당내부지원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들이다. 계열사에게 골프장 회원권 명목의 입회예수금이라면 같은 조건의 계약이 체결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함께 태광산업은 올해 상반기 중 동림관광개발의 골프장 자금 지원을 위해 195억원의 대여금을 전달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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