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장철을 앞두고 천정부지로 뛰는 '배추값'으로 인해 김장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면서 배추파동 여파가 새우젓, 굴, 대파 등 김장재료 가격인상에도 이어지는 등 도미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중 최대 성수기를 맞은 인천지역 '새우젓 상인들'이 판매부진으로 울상을 짓고 있으며 본격적인 출하를 앞둔 남해안 굴 업계 역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새우젓의 경우 인천 강화군 일대에서 9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추젓'과 음력 5월과 6월에 담근 '오젓', '육젓'이 출하되고 있는 가운데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경매에서 지난해보다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6일 경매에서는 새우젓 1500여 드럼(1드럼당 200㎏)이 나와 드럼당 평균 57만9000원에 거래됐고 이는 지난해 새우젓 출하량이 가장 많았던 9월 중순께 거래됐던 평균 22만6000원보다 배 이상 상승된 가격이다.
이같은 가격 상승은 잦은 비와 이상기온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원인으로 작용했고 사상 유래 없는 배추값 폭등으로 김장을 늦추거나 포기한 시민들이 속출해 새우젓 구입량도 줄어 어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곧 출하시즌이 다가오는 굴 업계 역시 양식어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경남 통영 굴수협이 오는 15일 2011년산 생굴 출하를 알리는 초매식을 갖고 본격적인 굴 생산을 시작하지만 굴 소비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월말∼11월초의 김장철은 남해안 굴의 최대 성수기로 1년 판매량의 60%가량이 집중되는데 이 시기에 특수를 노릴 수 없는 굴업계 어민들의 아쉬움이 더한 것.
게다가 김치의 필수재료인 무와 대파도 폭등세를 보이고 있어 '배추 대란'은 '김치 대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8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무 값은 포기당 전국 평균 4560원으로 1주일 전(3868원) 보다 오히려 17.9%나 올랐다. 또 한 달만에 무려 60.9%(2883원→4560원)나 급등했고 대파 값 역시 kg당 평균 6217원으로 기록, 이는 평년대비 약 2.6배 높은 값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협을 비롯한 정부가 내놓은 대책안이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농협이 지난 6일 내놓은 저가배추 예약판매를 골자로 한 배추 대책이 비판 대상이 됐다.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최인기 위원장은 “이번 배추파동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급감이 주원인이지만 농협이 올해 배추 계약재배를 한건도 체결하지 않아 생산량 사전 관측 소홀 및 생산량 급감에 따른 선제적 대응을 못한 책임도 크다”고 질타했다.
그나마 지난 1일 뒤늦게 정부가 중국산 배추 100톤을 수입키로 하는등 '김장철 채소류 수급 안정대책'을 내놓아 배추값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배추 포기당 가격은 지난 9일 6089원에서 11일 현재 5381원으로 708원(12%) 낮아졌다"며 "소매가격도 지난 8일 9583원에서 10일 9083원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배추 반입량이 446t에서 657t으로 늘어난데다 소비가 둔화하면서 가격이 떨어진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배추가격이 한때 1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가격이지만 지난해 이맘때 1600~1800원 보다는 3배가 넘는 가격이며 그 외 무값과 새우젓 등 김장제품이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