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사립 대학병원들이 임금 인상과 유급 노조 전임자 수를 제한하는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의 적용을 놓고 노조측과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와 민주노총 보건의료산업노조에 따르면 한양대의료원 노조가 9일 오전부터 보건의료노조 산하 서울 대학병원 중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11일에는 경희의료원 노조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한대의료원 노조는 5% 임금인상과 타임오프를 1만 시간 보장해줄 것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63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이유로 임금 동결과 타임오프 6600시간을 제시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대의료원의 기존 전임자는 8명이며 타임오프 법정 한도는 풀타임 전임자(1명당 연간 2000시간)로 환산했을 때 5명인 1만 시간이다.
경희의료원 노사는 9일 노사 실무교섭을 통해 타임오프를 제외한 인력충원 안건을 논의해 상당 부분 의견접근을 봤으며, 이날도 노사 대표가 만나 막판 협상을 벌인다.
경희의료원 노조는 6% 임금 인상과 타임오프 1만 시간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동결과 7000시간을 내세우며 대립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노사도 13일까지 단체협약을 갱신하기로 합의하고서 매일 교섭을 했지만 이견이 큰 상태다.
사측은 3개 병원(안암, 구로, 안산)별로 타임오프 한도를 적용할 것 등을 요구하는 노측에 맞서 전체 조합원 기준으로 한도를 산정할 것을 제안했다.
한대의료원을 비롯해 다른 병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당분간 진료에 차질이 생기거나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노조법상 병원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합법 파업을 하려면 업무별로 필요인력을 배치하게 돼 있다.
이날부터 파업을 예고했던 이화의료원 노조는 사측과의 밤샘 교섭 끝에 전임자 현행 유지, 임금 총액 3% 인상 등에 합의함에 따라 파업을 철회했다.
이화의료원 노조의 기존 전임자는 5명이며 타임오프 고시 한도는 1만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