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2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1일 서울대 농업교육과 은사인 김성수 교수의 정년퇴임식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11시10분 경기도 수원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 축사에서 김 후보자는 "청문회준비로 정신이 없고 각종 행사참여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교수님 퇴임식만은 참석해야 한다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며 "교수님은 오늘의 총리후보자가 되는 과정에 정신적 토양이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학창시절 정치를 해보고 싶다는 말에 교수님은 '너 농촌지도사부터 해라. 자전거에 막걸리 싣고 농민과 지역주민의 마음을 얻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하셨다"며 "그 말씀을 새겨 도의원부터 시작했고 들판과 공장에 막걸리를 들고 다녀 형님과 아버님이 많다"고 했다.
그는 "국정에 임하면 낮은 자세로 현장의 소리를 듣고 전 국민을 부모님, 형제처럼 대하겠다"며 "마음의 문을 열고 남북문제와 세대간문제, 지역간문제도 마찬가지로 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퇴임식 10여분 전에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에 도착해 동문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축하한다. 열공하라'는 덕담이 이어졌다.
송해균 명예교수는 김 후보자에게 "옛날엔 쌀 2가마로 등록금이 됐는데 지금은 40∼50가마가 필요하다. 가난한 애들이 공부할 수 있고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했고, 김 후보자는 "총리가 되면 잘 챙겨 보겠습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와 80학번 동기인 송용섭 농촌진흥청 지도개발과장은 "통이 크고 사고의 폭이 넓었던 친구로 기억한다"며 "각종 의혹제기가 많지만 학창시절에 비춰보면 정도를 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청문회는 자질검증과정으로 국민에게 잘 알리고 평가를 받겠다. 의혹의 눈으로 보면 끝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후보자는 20여분동안 퇴임식에 참석한 뒤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사무실로 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