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일본 소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형가전할인점들은 냉방용 가전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기능성 속옷과 침구도 인기를 끌며 예년과 달리 더위 특수가 한창이다.
산케이신문은 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개인소비를 1500억엔 이상 끌어 올리는 효과가 발생해 더위가 경기 회복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27일 전했다.
도쿄의 기온은 지난주까지 38도의 폭염이 이어지다 27일에는 34도, 28일은 33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대형가전할인점 빅쿠카메라는 장마가 끝난 지난 17일부터 무더위 특수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빅쿠카메라 관계자는 “지난 주말 에어컨 판매는 전년의 3배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했고 선풍기도 작년보다 30% 넘게 팔렸다”고 밝혔다.
맥주업계도 무더위 특수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사히맥주는 대표 브랜드 ‘슈퍼드라이’ 판매가 7월 중순부터 전년 동기 대비 2자리수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는 특히 맥주를 영하 2도의 얼기 직전까지 차게 한 ‘엑스트라 콜드’라는 마시는 방법을 제안해 인기를 더하고 있다. ‘엑스트라 콜드’를 제공하는 긴자 직영점에서는 개점 1시간 반부터 기다림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영업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을 정도다.
빙과업계도 쾌재다. 아카기유업의 경우 빙과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해 사상 최고를 기록, 7월 한 달간 판매는 전년 대비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곳곳에서 무더위 특수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외의 제품이 덩달아 인기를 모으는 경우도 있다. 땀으로 흘러나온 염분 보충에 도움이 되는 소금사탕과 우메보시(메실 장아찌)다.
대형 유통업체 이온은 19일부터 1주일간 소금사탕 매출이 전년의 3배 이상으로 뛰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유통업체 이토요카도는 우메보시 판매가 전년보다 30% 급증했다고 전했다.
생활용품 중에서는 땀을 재빨리 흡수하고 통풍이 잘되는 기능성 속옷과 스테인리스 물병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 젤로 속을 채운 베개와 땀 억제제 등 더위와 관련된 상품은 무조건 불티가 나고 있다.
한편 여행ㆍ호텔 업계에도 더위를 통한 반짝 아이디어 상품으로 활기가 넘치고 있다.
일본 호텔 체인 솔라레 호텔 앤 리조트는 숙박 전날 최고기온이 높을수록 할인율이 높아지는 숙박 상품을 선보였다.
하루 2~3실 한정이지만 전국 4개 호텔에서 최고기온이 35도 넘으면 더블이나 트윈룸을 반 값에 제공하는 상품으로 인기몰이다.
니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1980~2006년까지 도쿄가 속한 간토(關東)지역의 평균기온과 소비지출 데이터를 근거로 여름기온과 개인소비의 상관관계를 계산한 결과 7~9월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전체 개인소비를 0.21%포인트, 1500억엔 밀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도쿄의 평균기온은 7월 초에는 2도, 중순에는 3도 상승했다. 신문은 앞으로도 무더위가 계속되면 올 여름 개인소비가 한층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슈퍼마켓과 백화점 업계에서는 무더위로 소비자들이 집밖으로 나오지 않아 오히려 고객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면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