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철수한 매장 일부를 고급 매장으로 새 단장시키고 초저가 메뉴를 선보인 것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4월 25일부터 ‘흑맥(黒Mac)’이라 불리는 럭셔리 매장 13개를 오픈한 뒤 최근 초저가 메뉴를 선보이며 조용히 진화하고 있다고 일본 경제 주간 다이아몬드가 22일 보도했다.
불황 속 나 홀로 호황기를 누려온 일본 맥도날드는 지난 5월 돌연 “전국 매장의 10%에 해당하는 433개점의 문을 닫는다”고 선언했다.
저출산ㆍ 고령화에 따른 소비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로 일본의 외식업계에서는 적자 매장을 정리하는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일본 맥도날드의 경우 호황의 절정기에, 그것도 적자 매장이 아닌 인기 매장의 철수를 결정해 업계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남다른 행보는 또 다른 반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맥도날드가 ‘흑맥’을 쏘아올린 지역은 시부야, 아카사카, 아오야마 등 도쿄 번화가로, 이들 매장은 모두 전략적 폐쇄를 결정한 433개 가운데 포함된 매장이었던 것.
하라다 에이코 일본 맥도날드 사장은 “임대료나 인건비 등 비용이 높은 도시지역 매장에서는 새로운 고객 가치 창조와 수익성 개선을 향한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새로운 시도의 이유를 설명했다.
‘흑맥’ 매장은 객석을 15% 줄여 편안한 느낌을 갖게 했고 전면 금연석으로 지정했다. 매장 인테리어와 점원의 유니폼도 통일시키는 등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고 하라다 사장은 밝혔다.
‘흑맥’은 고급화를 선언한 만큼 가격 면에서도 일반 매장과 차별화를 뒀다. 제품의 60%의 가격을 최대 50엔까지 높게 책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여성과 노령의 고정 고객이 늘면서 매출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맥도날드는 밝혔다.
맥도날드는 ‘흑맥’을 오픈하면서 한가지 실험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저가 메뉴를 처음부터 내놓지 않고 3개월이 지난 이달 9일에서야 ‘100엔 맥’ ‘120엔 맥’ ‘스페셜 런치세트’를 선보인 것이다.
이는 저가 햄버거 도입에 따른 고객 수와 고객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맥도날드의 당돌한 시도였다는 평가다.
맥도날드는 처음부터 저가 햄버거를 내놓지 않은 것은 고급화를 추구하는 ‘흑맥’의 이미지를 애매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으며, 고객의 입장에서 메뉴는 감소하는 것보다 증가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100엔 맥’은 저가 제품에 대한 맞불이 아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성이 강하다고 맥도날드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