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① "집값 하락은 둘째...거래없는 게 문제"

입력 2010-07-15 06:00 수정 2010-07-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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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1.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부촌 타워팰리스. 올해 초 29억원이던 165㎡ 아파트가 최근 21억원에 팔렸다. 시세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거래가 된 것. 강남 노른자위 땅에 자리잡고 있지만 부동산 한파는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는 더 찬밥이다. 전용면적 187㎡형 아파트는 23억원으로 감정됐지만 응찰자가 없어 2번 유찰끝에 14억7000만원으로 낙찰됐다.

#2. 중대형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은 짐이된지 오래다. 갖고 있자니 이자부담이 크고 팔자니 매수자가 나타나질 않는다. 올해 초 8억원을 호가하던 분당의 한 아파트는 최근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도 예외는 아니다. 6개월전 10억원이 넘던 잠실 주공5단지 135㎡가 8억원대로 고꾸라졌다.

부동산시장이 사면초가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은 종적을 감추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상반기보다 1만2000가구가 많은 7만7157가구에 이른다. 집값은 여전히 폭락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반기 집값은 서울이 1.34% 내렸다. 신도시 수도권도 각각 2.31%, 1.86% 하락했다.

서울 재건축은 무려 3.02%나 떨어졌다. 지난해말 100조원에 육박하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지난달말 현재 94조원까지 빠졌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확정, 개포지구 마스터플랜 발표,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확정 등 큼지막한 호재에도 꽁꽁 언 거래시장은 풀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 올리는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도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은 더 위축될 조짐이다. 올해 초 시작된 주택거래 중단 사태가 이미 심각한 가운데 주택담보 대출이자 부담마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아파트 거래량은 '실종됐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서울ㆍ수도권 실거래 건수는 1분기를 지나면서 큰폭으로 감소했고 신도시와 수도권 역시 지난 3월과 4월을 기점으로 거래건수가 줄었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 3구는 급매물이 거래됐던 1분기 이후 4월과 5월에 거래량이 급감했으며 강북 지역도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급랭했다.

국토부가 밝힌 5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자료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402건으로 전월(539건)에 비해 25.4% 급감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2008년 12월(244건) 이후 17개월만에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집값이 하락하는 한 거래량 감소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리인상 가능성, 금융규제 유지, 대세하락에 대한 심리 등으로 주택 수요는 하방 경직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와 구매력 회복이 더뎌 하반기에도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을 더욱 침체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은평과 성북, 마포, 동대문 등 한강 이북과 경기 고양, 용인, 파주, 김포 등의 지역은 하반기 물량이 늘면서 해당지역과 주변지역의 매매시장이 약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격이 비싼 강남 재건축과 평수가 큰 아파트는 대출을 많이 안고 있는 집이 상당수여서 가격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이달안에 내놓을 예정이지만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시장에서 가장 목말라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격은 둘째치고 거래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이달안에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정부로서도 뚜렷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 많다"면서 "앞으로 부동산 가격은 하락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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