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32개 품목에 섭취 주의사항을 표기하려던 개정고시안이 대폭 축소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기존에 건강기능식품 32개 품목에 섭취시 주의사항 표기를 추진했던 개정고시 행정예고안을 17개 품목으로 줄인 개정고시안으로 바꿔 자체 규제심사를 받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최근 마련된 개정안에는 홍삼, 인삼과 15개 식이섬유류 등 총 17개 품목에 섭취시 주의사항을 표시토록 했다. 홍삼,인삼은 건강기능식품법이 만들어진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당뇨치료제, 혈액 항응고제 등 의약품 복용 시 의사와 상의할 것'이라는 섭취 주의사항이 표시된다. 구아검 등 15개 식이 섬유류는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하라는 내용이 표기된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8월 소비자보호원이 건강식품의 부작용을 파악해 섭취시 주의사항 표기를 요청한 데 따라 마련됐다. 소비자보호원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건강식품의 부작용 사례를 확인했는데 아토피가 있는 어린이가 홍삼을 먹고 증상이 심해지는 등 관련 부작용 사례 53건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10개 제조업체의 18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11종)에서 만성질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표시하지 않았고 15종은 임산부와 유아에 대한 주의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식약청은 최종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기존 개정안보다 품목뿐 아니라 내용도 크게 축소했다. 홍삼과 인삼은 지난해 10월 행정 예고된 개정고시안에는 '어린이, 임산부, 수유부, 혈압이 높은 사람은 섭취에 주의', '당뇨치료제, 고혈압치료제, 혈액 항응고제 등 의약품 복용 시 의사와 상의할 것' 등 2가지 주의사항을 표기토록 했다.
어린이의 경우 신종플루 이후 면역력을 강화하려고 먹는 사례가 많은데, 일각에서 성조숙증, 비만 등의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식약청은 지난달 말 마련한 수정개정안에 첫번째 표기사항을 삭제하고, 두번째 표기사항에서도 고혈압치료제를 제외했다.
지난달 14일 최종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에서 식약청은 "산업계의 반대가 많아 행정 예고한 내용의 대부분을 삭제하고 홍삼ㆍ인삼의 섭취시 주의사항 첫 번째는 산업체 반발과 과학적 근거 부족으로 삭제했다"고 축소배경을 설명했다.
그 밖에 글루코사민은 '천식, 당뇨병 질환자는 섭취시 의사와 상의할 것', 녹차추출물은 '철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임산부 섭취 주의', 알로에 전잎은 '장기간 섭취시 체내 칼륨수치를 낮출 우려가 있음', 식물스테롤은 '베타카로틴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음' 등이 모두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