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① 파란만장 美경제 회복은 언제...

입력 2010-06-29 10:00 수정 2010-06-3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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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부동산 아직 멀었다

(편집자주: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주춤하고 있는데다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더블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체적인 성장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 회복을 주도한다던 미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을 4회에 걸쳐 진단한다)

① 美 소비·부동산 아직 멀었다

② 美 소비 부진으로 긴축 논란 가중

③ 달러 강세 美경제에 득? 실?

④ 美중년층 "일할 곳이 없다"..고용시장 냉랭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잃고 있다. 경제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활력소라는 평가를 받은 미국 경제의 상승 탄력이 위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중론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소비시장. 일각에서는 소비 부진이 부동산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는 다시 소비를 끌어 내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 투자전문지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IBD)는 5월 소매서비스 부문 판매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쇼핑센터와 같은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부동산투자신탁(REIT)의 투자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IBD는 분석했다.

▲미국 소매판매 추이

3~5년 전 점포를 계약한 소매업 임차인 대다수가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년 동안 매출이 감소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부동산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지속된 금융위기 사태가 부동산시장에 미칠 여파는 201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리노인컴어퍼튜니티펀드의 로렌스 레이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매센터의 임대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이같은 흐름은 적어도 1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업용부동산 리서치기관인 라이스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쇼핑센터 공실률은 10.8%에 달한다. 이는 2008년초 8%에 비하면 3%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소비와 부동산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잃고 있다. 사진은 뉴욕 전경.

같은 기간 임대료 역시 평방피트 당 50센트 내린 19.07달러로 떨어졌다.

라이스의 빅터 카날로그 리서치 담당 이사는 "일부 소매업자들이 가게를 오픈하고 있지만 이는 장사가 잘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임대료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부동산산업 역시 고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노인컴펀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소비지출이 떨어지면 소매업자들은 성장계획을 수정할 것이며 이는 소매부동산시장의 회복을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사무용부동산은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라이스는 소매센터의 임대 부진은 이어질 것이나 사무용·산업 부동산 점유율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사무용부동산의 전망 역시 어둡다. 지난 분기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7.3%로 올랐다. 이는 활황기에 비하면 5%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임대료 역시 2년 전에 비해 평방미터 당 2달러 이상 떨어진 27.5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공실률은 추가로 상승하고 임대료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것이다. 라이스는 사무실 임대료는 평당피트 당 27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REIT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REIT의 임대료와 관리비수입에서 영업경비를 뺀 순영업소득(NOI)은 지난해 1.7% 감소했으며 올해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IDB는 전망했다.

지난해 바닥을 치고 올해 회복할 것이라던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을 외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메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 지난 21일 주택시장이 더블딥에 빠지면서 경기 회복 기조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GDP성장률 추이

실제 미국의 최근 주택지표는 약세 그 자체다. 지난 3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했던 기존주택판매는 5월에 감소세로 반전했다.

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기존주택 판매가 연기준 566만채를 기록해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양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신규주택판매는 더욱 초라하다.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32.7% 감소한 30만건에 그쳤다. 이는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63년 이래 최저 수준.

소비와 부동산 뿐만 성장률 둔화가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은 연율 2.7%로 하향됐다. 이는 예비치 3.2%, 수정치 3.0%에 비해 하락한 것이다. 월가 전망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개인소비지출 역시 3% 증가로 하향됐다. 이는 예비치 3.6%, 수정치 3.5%에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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