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주춤하고 있는데다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더블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체적인 성장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 회복을 주도한다던 미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을 4회에 걸쳐 진단한다.)
① 美 소비·부동산 아직 멀었다
② 美 소비 부진으로 긴축 논란 가중
③ 달러 강세 美경제에 득? 실?
④ 美중년층 "일할 곳이 없다"..고용시장 냉랭
미국의 소매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나고 고용시장 신중론이 여전한 가운데 달러 강세가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달러화는 미국의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데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재정적자 감축 약속이 세계 경제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뚜렷한 해결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면 달러의 추가적인 강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뉴욕외환시장에서 28일(현지시간) 유로ㆍ달러 환율은 1.2289달러로 하락했으며 달러ㆍ엔 환율은 89.39엔으로 올랐다.
유로ㆍ달러 지난 7일 1.1877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에 기록한 1.4321달러에 비하면 15% 이상 하락한 셈이다.
카밀라 서튼 뱅크오브노바스코티아 외환 투자전략가는 "G20 정상들이 경기부양을 지지하던 입장에서 재정적자 감축으로 선회했다"면서 "이에 따른 유로 약세는 미 달러화 매수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현재 미 경제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 강세는 미국 상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지난해 30%를 차지한 유럽에 대한 수출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다시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강세로 미국 상품 가격이 상승해 위기에 처한 유럽이 수입을 꺼릴 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국내 소비까지 줄어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소재 헤지펀드 FX컨셉트의 존 테일러 회장은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표시하는 달러 인덱스가 지난해 말보다 9.57% 상승한 탓에 달러 랠리는 잠시 중단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테일러 회장은 지난 3월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달러에서 1.2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후 두 달이 지나고 그의 예측이 적중했다는 것이 입증돼 그의 발언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테일러 회장은 "유로 가치 상승이 향후 2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유로 강세가 계속 이어지면 결국 유로화가 붕괴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블룸버그가 사전 집계한 결과 전문가들은 올해 말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0달러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는 1월 초의 1.45달러에 비해 큰 폭 하락한 것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내림세를 나타내며 지난 7일 이후 3.1% 하락하기도 했다.
피터 제이콥슨 리콘통화매니지먼트 이사는 "달러 강세가 앞으로 2주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올 상반기에 나타난 달러 랠리 현상과 같은 상황이라면 위험을 초래하기 쉽다"고 말했다.
선물옵션 투자자들의 달러 강세 지속에 대한 베팅도 줄어들고 있다.
미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서 지난 22일 끝난 주간에 투기세력의 달러화 상승 베팅 규모는 4만9335건으로 지난 8일 16만3085건보다 70% 급감했다.
리차드 벤슨 밀레니엄글로벌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유로당 1.20달러는 적절한 수준"이라면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살아날 전망이지만 시장에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 역시 올해 말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0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