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정부의 투자 승인이 계속 미뤄지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당초 3월 말로 알려졌던 중국 정부 LCD 공장 승인이 2달 가까이 연기되면서 투자계획을 비롯한 사업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 투자키로 한 금액은 각각 총 2조6000억원과 4조70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와 합작 투자해 2011년을 목표로 7.5 세대 LCD 공장을, LG디스플레이는 광둥성 광저우시와 손잡고 2012년까지 8세대 LCD 공장을 짓겠다는 투자계획서를 중국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비오이, 일본 샤프, 대만 AUO 등도 앞다퉈 중국정부에 투자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최종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을 기점으로 최종 발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게 빗나갔고,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이 자신했던 4월말 발표설도 어긋났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이 늦어지면서 양사는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LCD 라인을 하나 짓고 양산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빨라야 1년 반이고 보통 2년이다. 경험 많은 국내가 아닌 중국이라는 점에서 2년은 걸린다고 봐야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정부가 LCD 공장 투자에 대해 허가를 내려도 자칫하면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가 어긋날 수 있는 상황이다.2012년 양산을 목표로 한 LG디스플레이도 급하긴 마찬가지다.
내년 하반기까지 7270억원을 들여 건설하기로 한 파주공장에 8세대 생산설비를 추가로 갖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허가가 되든 안되든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도 늦었지만 하루빨리 공식 발표가 나와야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 승인이 늦어지면서 어디는 허가 받고 어디는 허가받지 못했다는 등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기업에게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