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강제병합 100년...'생채기 난' 민족의 역사를 찾아

입력 2010-03-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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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힘겨운 일상의 피로를 가셔주는 활력소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흘러간 역사를 되짚어 보며 현재 자신의 삶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교육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한반도 곳곳에는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절을 견뎌온 역사의 향기가 골목마다 풍기는 곳들이 있다.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자녀, 혹은 연인이 함께 생채기 난 민족의 역사를 찾아 여정을 떠나는 것만큼 보람찬 일이 또 있을까.

▲인천 제물포구락부 전경.(한국관광공사)
◇ 인천 개항 120년의 흔적

인천으로 떠나는 근대문화유적 답사는 ‘첫’이라는 최초의 것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다. 중구 내동에 위치한 내리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감리교회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은 중구 송학동 응봉산 자락에 위치한 자유공원. 국내 최초는 아니지만 인천 최초의 천주교 성당도 중구 답동에서 만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자장면 역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에 걸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제물포 구락부와 일본은행거리 그리고 인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차이나타운 등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 서울 중심 대한제국의 만남

가족이나 연인끼리 대한제국의 흔적을 따라 걸어봄직하다. 근대와 현대를 잇는 덕수궁과 정동길 산책은 덕수궁~시립미술관~정동교회~정동극장~이화학당~경교장~홍난파 가옥~중림동 약현성당 순으로 하루코스로 걸어 다니기에 좋다.

주변에는 덕수궁을 비롯해 구 러시아공사관, 중명전, 정동교회 등 개화기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를 관통하는 유서 깊은 건물이 많이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은 역사의 흔적을 뒤로하고 정동극장,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이 있는 문화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 군산의 ‘그’날 이야기

호남 곡창지대의 쌀이 모이는 전북 군산은 일본강점기, 수많은 일본인으로부터 수탈당했던 민족의 아픔이 담긴 곳이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을 따라 그날의 기억이 담긴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구암교회는 28번이나 일어났던 3.1만세운동의 중심지고 이영춘가옥은 소작인들의 건강을 살피고 민간의료보험, 학교급식, 양호교사 등 다양한 의료복지를 실행했던 이영춘박사의 공간이다.

군산시가 만든 구불길을 따라 걸으며 근대문화유산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도 누려봐야 할 터다.

 

◇ 구룡포 100년전 골목

겨울철 별미가 많은 고장 포항에는 100년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동네가 있다. 과메기가 바람결에 춤을 추는 구룡포 장안동 골목.

그물이 찢어지고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물고기가 많이 잡히던 일제 강점기 때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일본인 집단 거류지로 요릿집과 세탁소, 치과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호황이었기에 남아있는

건물과 흔적만으로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포스코 박물관과 보경사 경내, 내연산 계곡 구경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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